반고평전천치타이(陳其泰), 자오용춘(趙永春) 지음/정명기 옮김·944쪽·5만 원·다른생각
중국 25사 중 사마천의 ‘사기’ 다음 시대를 다룬 ‘한서’의 저자 반고(班固)의 생애와 사관을 집중 조명한 책이다. 사마천이 명문가의 후손이었지만 궁형을 당해 사내 구실을 못하게 된 비극적 삶을 살았듯 반고 역시 명문가의 후손이었지만 비극적 최후를 맞았다. 반고는 미관말직을 전전하면서 부친 반표(班彪)의 유작을 이어받아 25년에 걸쳐 한서를 완성하지만 자신이 모시던 두헌 장군이 역모죄로 처형되는 와중에 체포돼 고문을 받다 숨을 거뒀다.
대한민국대통령실록박영규 지음/536쪽·1만8000원·웅진지식하우스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을 쓴 저자가 이승만부터 이명박 대통령까지 10명의 대통령을 통해 한국정치사를 그려 냈다. 대통령중심제를 택한 한국의 역사를 논함에 있어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그들의 출생과 성장 재임 기간의 공적과 과오, 퇴임 이후 평가를 아울렀다. 이승만은 ‘안정’, 박정희는 ‘먹고사는 문제’, 노무현은 ‘평화와 화합, 자주성의 회복’을 기치로 내세웠다고 분석했다. 저자는 “조선왕조의 왕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당시의 왕도정치와 법치국가적 통치라면 이 책을 집필하면서 평가 기준을 우리 헌법 1조를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노래풍경장유정 지음/344쪽·1만9800원·알마
1930년대 모던 재즈부터 2010년대 2NE1까지 한국의 대중을 울리고 웃겼던 대중음악사를 관통하는 산문집. 단국대 교수이자 대중음악평론가인 저자는 ‘좋은 대중음악은 무엇일까’라는 화두를 붙잡고 음반론과 가수론을 거쳐 대중가요의 지형도를 그려내는 데 도전한다. 도시적 삶의 희로애락을 다룬 가사를 살펴보는가 하면 우리 가요 초창기였던 1930년대와 현재를 넘나들며 비교를 펼친다. 저자가 직접 부른 1930년대 재즈송 CD음반 부록을 들으며 책을 읽으면 더 좋다.
비시 프랑스, 잃어버린 역사는 없다박지현 지음/252쪽·1만6000원·서강대학교출판부
오늘날 프랑스 사회에 대두되는 극우파와 이민자, 사회복지 문제의 기원을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독일에 협력했던 비시정부의 역사(1940∼1944년)에서 찾아냈다. 레지스탕스 신화에 묻혀 잊혀진 정부 같았던 비시정부가 실시한 기업위원회와 공공병원정책, 프랑스 민족종교로서의 가톨릭의 특권화 법령이 현대 프랑스 정부에 의해 계승되고 있으며 나치 치하 협력 지식인의 사상이 유럽통합론의 이론적 기반과 연결돼 있음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