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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강릉 ‘도심철도 지하화’ 열매 맺었다

입력 | 2014-01-06 03:00:00

원주∼강릉 복선전철 도심 구간 2.6km 지하건설 기재부와 합의
지상 철도용지엔 공원 등 건설




강원 강릉시 교동의 철도 건널목에 열차가 지나가자 차량이 길게 늘어서 기다리고 있다. 새 철도가 지하에 건설되면 이 같은 교통 불편과 사고 위험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강릉시 제공

강원 원주∼강릉 복선전철의 강릉 도심 구간이 지하화된다. 강릉시는 최근 “복선전철 도심 구간의 지하화를 기획재정부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강릉시 구정면∼강릉역 9.8km 구간 가운데 도심 구간 2.6km는 지하에 건설되고 종착역인 강릉역은 반지하로 건설된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이 구간을 포함해 원주∼강릉 전 노선 공사를 평창 겨울올림픽 전인 2017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 강릉시, 도심 지하화에 400억 원 부담

1962년 강릉 도심에 철도가 개설된 뒤 50년 이상 교통 불편과 도심 공동화 등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 이 때문에 2012년 9월 복선전철 종착역인 신강릉역과 도심 철도가 지상에 설치된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강릉시와 시민들은 지하화를 위해 총력전을 펼쳐 왔다. 그해 10월 강릉역에서 5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지하화 범시민 궐기대회’를 열었고 지난해 12월에는 정부세종청사에서 1000여 명이 집회를 갖기도 했다.

지하화 건설의 핵심 관건은 추가 투입되는 사업비였다. 기재부 안대로 지상 역과 본선을 지상 개방형으로 건설할 경우 사업비는 3400억 원. 그러나 강릉시와 국토교통부 안대로 반지하 역과 본선을 지하화하면 사업비는 4600억 원으로 1200억 원이 늘어난다. 이로 인해 기재부 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다가 강릉시가 사업비 증가분 400억 원을 부담하기로 하면서 실마리를 찾게 됐다.

강릉시는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년 100억 원씩 4년간 올림픽 환경 개선 특별교부세 및 도심 재생 시범사업비(국·도비) 등을 활용할 방침이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공사비가 늘어도 시는 부담액 400억 원 외에 추가로 돈을 내지 않는다”며 “지역경제 활성화, 균형 발전 등 강릉시의 백년대계를 봐서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철도 자리에 도로, 공원, 주차장 들어서

복선전철 도심 지하화가 이뤄질 경우 우선 지상 철도 용지를 활용할 수 있어 도심 공동화 해소는 물론 지역 균형 발전, 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현재 도심의 지상 철도 노선은 폭 40m, 5만여 m² 규모로 소유권은 국토교통부가 갖고 있다. 강릉시는 이를 도로와 주차장, 공원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국토부와 협의 중이다. 또 강릉역 주변 유휴 용지 13만2000여 m²에 대한 역세권 개발도 가능하다.

도심의 교통 환경도 대폭 개선된다. 철도로 단절된 도심을 연결하는 도로망이 생기고 철도 건널목 2개는 철거된다. 그동안 열차 운행 때마다 꼬리를 물고 건널목에서 대기해야 했던 불편과 위험이 해소된다. 철도 인근에 위치한 중앙시장 일대의 만성 교통 체증도 해소돼 시장 활성화가 기대된다.

권혁기 강릉시의원은 “도심 구간 지하화는 강릉시와 모든 시민이 합심해 이뤄 낸 결실”이라며 “2018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고 도심 개발을 통한 시 발전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각별하다”고 말했다.

원주∼강릉 복선전철 사업은 4조819억 원을 들여 120.3km의 철도를 건설하는 것으로 수도권과 동해안권 물류 수송 시간 단축, 강원 지역 개발 및 국토의 균형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18년 올림픽 때 강릉에서 빙상 종목 경기가 열려 내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노선이 완공되면 서울 청량리∼강릉 간 운행시간은 5시간 25분에서 1시간 15분으로 4시간 10분 단축된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