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천식, 알레르기 비염 속출
봄엔 천식, 알레르기 비염 등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섭씨 10도 이상인 데다 갑자기 따뜻해진 기후 변화로 신체리듬이 일시적으로 혼란을 겪기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우리 몸에 위험한 이유는 직접 심장·폐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머리카락 100분의 1 크기에 불과한 ‘초미세먼지(2.5μm·마이크로미터 미만)’는 코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아 폐와 심장에 직접 도달한다. 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이용해 2001∼2010년 심혈관 질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1μg 증가할 때마다 환자가 입원할 확률은 1.26%포인트씩 증가했다.
○ 여름: 식중독 조심하고 강한 자외선은 피해야
날씨가 더워질수록 기승을 부리는 병이 식중독이다. 식중독은 포도상구균, 이질균, 살모넬라, 비브리오균 등 세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었을 때 발생한다. 환자는 심한 복통, 구역질, 설사, 발열에 시달린다. 특히 잦은 설사로 인한 탈수증세가 가장 위험하다.
대부분의 식중독균은 고열처리를 통해 제거할 수 있지만 포도상구균의 독소는 100도가 넘는 물에 30분간 가열해도 사라지지 않을 만큼 지독하다. 따라서 냉장고를 맹신하거나 끓인 음식이라고 안심하는 건 절대 금물. 전문가들은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 조리 전이나 배변 뒤 반드시 손을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상하기 쉬운 어패류는 더운 여름철과 장마기간엔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화상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외출 시엔 얼굴에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야 한다. 선글라스와 모자를 챙겨 외출하는 습관도 기르자.
○ 가을: 가을철 발열성 질환 주의보
가을철 가장 우려스러운 질환은 유행성출혈열, 쓰쓰가무시, 렙토스피라 등 발열성 풍토병이다. 고열 두통 같은 몸살기운과 기침 구토 복통 등의 증상이 대부분. 경우에 따라서는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지난해에는 작은소참진드기로부터 옮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공포가 한반도를 강타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3년도 말까지 전국에서 35명이 이 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사망자만 7명으로 치사율은 20.0%에 이를 정도다. 아직 백신도 개발되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가을은 피부가 예민한 사람이 괴로운 계절이다. 공기 중 습도가 부족해 건선, 아토피 등 각종 피부질환이 증가한다. 피부 건조증이 심한 사람은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샤워 후 보습제를 듬뿍 바르는 게 좋다.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겨울철엔 면역력이 약해진 노인들의 건강이 가장 걱정스럽다. ‘겨울철 세상을 떠난 사람이 많다’는 말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겨울철 가장 흔한 질병은 심장·뇌혈관 질환이다. 생명과 밀접하다. 추운 날씨로 혈관이 수축하면서 갑자기 혈압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은 혈압약을 복용하거나 주류, 짠음식 섭취를 줄인다. 또 평소 적당한 유산소운동을 하는 게 좋다. 단 찬공기를 마시며 야외에서 장시간 무리하는 것은 피한다. 속보와 조깅을 병행하며 가볍게 30분∼1시간씩 일주일에 3회 정도의 운동량이 권장된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