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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엔 속도… 영토분쟁 中-日, 신속기동군 강화 경쟁

입력 | 2014-01-06 03:00:00

日자위대 15개 사단-여단중 7개… 10년 걸쳐 기동형 부대로 전환
中, 7대군구를 5대전구로 개편… 해양분쟁대비 연합작전司 창설




중국과 일본이 앞다퉈 군의 기동성을 강화하고 있다. 대규모 적이 자국 영토에 상륙하는 상황을 가정했던 냉전시대의 전략 개념에서 벗어난 것으로 소규모 적을 재빨리 제압하기 위한 새로운 개념이다. 양국 모두 속내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 긴급사태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치고 빠질 수 있도록 활동 범위를 확대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본 정부는 육상자위대의 총 15개 사단과 여단 중 7개를 기동형 부대로 바꿀 방침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5일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중순 내각회의에서 결정한 신(新)방위대강에 ‘도서지역 공격 등 각종 사태에 즉시 대응하고 기동성 있게 움직이기 위해 기동사단과 여단을 보유한다’고 규정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사단은 약 8000명, 여단은 약 4000명 규모다.

일본 정부는 내년부터 5년간 제6사단(야마가타·山形 현), 제8사단(구마모토·熊本 현), 제11여단(홋카이도·北海道), 제14여단(가가와·香川 현)을 기동형부대로 바꾼다. 다음 5년에 걸쳐 제2사단, 제5여단(이상 홋카이도), 제12여단(군마·群馬 현)을 기동형으로 개편한다. 기동형 부대가 홋카이도에 밀집한 것은 넓은 훈련장이 많기 때문이다. 기동형으로 바뀌는 사단과 여단에는 ‘즉응(卽應)기동부대’가 신설된다. 타이어 바퀴 8개를 장착해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기동전투차도 배치된다. 평소 주둔지 중심으로 활동하지만 특정 지역에 긴급사태가 생기면 재빨리 이동한다. 예컨대 센카쿠 열도에 문제가 일어나면 홋카이도의 즉응기동부대가 항공자위대의 신형 수송기 C-2로 즉시 현장에 투입돼 기동전투차로 작전을 벌이는 식이다.

미국이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 시절 해외주둔미군재배치검토(GPR) 계획을 발표할 때 핵심 수단의 하나였던 신속기동군인 스트라이커 장갑차 부대의 운영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미국의 안보 구상에 협력한다는 인상을 주면서 일본의 군국주의 색채를 흐리게 하는 효과도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도 유사시 신속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는 중국 국방부가 연합작전사령부를 설치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4일 보도했다. 1일에는 인민해방군이 현재의 ‘7대 군구(軍區)’를 ‘5대 전구(戰區)’로 개편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濟南) 난징(南京) 광저우(廣州) 군구에 육군 해군 공군 및 제2포병(전략 핵미사일부대)으로 구성된 연합작전사령부를 각각 설치하고 베이징(北京) 선양(瀋陽) 란저우(蘭州) 군구를 2개씩 묶어 2개 전구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바다로 접근 가능한 난징 광저우 군구에 연합작전사령부를 둔다는 것은 해양 분쟁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외부로 군사력을 보내는 공격형으로 바꾼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홍콩 다궁(大公)보는 5일 “중국 국방부가 연합작전사령부 설치 보도를 부인했다”고 전했지만 중국은 2009년에도 이 같은 개편안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군 지휘부 세대교체도 추진 중이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베이징 군구 부사령원(부사령관)에 한웨이궈(韓衛國) 난징 군구 제12집단군 군단장과 정촨푸(鄭傳福·63) 베이징 경비구 사령관이 새로 임명됐다. 한 부사령원은 58세로 역대 군구 부사령원 중 가장 젊다. 중국은 지난해 각 군구의 사령원(사령관)을 ‘40허우(後·1940년 이후 출생자)’에서 ‘50허우(1950년 이후 출생자)’로 대거 교체했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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