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비탈 슬래브 지붕 등 풍광 독특작년 외국인포함 30만명 다녀가
‘한국의 산토리니.’ 산비탈에 다닥다닥 붙은 집과 알록달록 슬래브 지붕으로 독특한 풍광을 그려내는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붙인 이름이다. 산토리니는 그리스 지중해의 섬으로 비탈 위로 조그만 집들이 이어져 있는 유명 관광지다.
도심 속 오지나 다름없던 이곳에 지난해 외국인 3만1244명을 포함해 총 30만4992명이 다녀갔다. 관광객이 마을 인구(9677명)의 30배를 넘을 정도로 ‘대박’이었다.
이곳 방문객은 2011년 2만5000명(외국인 1500명), 2012년 9만8348명(외국인 3000명)이었지만 입소문을 타고 지난해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마을 안내소인 하늘마루와 작은박물관, 아트숍, 감내어울터에서 지난해 판매된 마을지도만도 8만7600부였다.
신무경 작가의 달콤한 민들레의 속삭임, 박경석 작가의 꿈꾸는 물고기 등 10여 점의 공간조형물이 골목 어귀에 자리 잡았다. 초등학교와 상가, 산사로 가는 길 옹벽에는 지역 작가들이 그린 벽화 20여 점이 운치를 더한다. 마을에 들어선 예술작품만 34점에 이른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에는 사진 및 낙서갤러리와 작은박물관, 하늘마루, 어둠의 집(별자리 관찰), 카페와 맛집, 골목길 투어 안내소가 들어섰다. 생태 카툰·서양화·염색·도자기 작가들의 작업장 겸 체험공방도 마련됐다. 빈집을 활용한 예술 공간도 16곳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감내어울터에는 조각상도 설치됐다.
주민 참여도 적극적이다. 마을 주민 25명으로 구성된 ‘기자단’은 한 달에 한 번 4페이지 타블로이드판 감천문화마을신문을 만들어 마을의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감칠맛 나게 전하고 있다. 마을주민협의회에서는 커피숍과 맛집, 안내소를 운영하는 등 일자리도 만들었다.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창조도시 문화마을이 탄생한 것이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