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 스포츠동아DB
“도르트문트 오퍼 받았다” “안 받았다”
포옛 감독, 말 바꾼 후 연속 선발 기용
몸값 올리기? 필수 전력 잔류에 무게
선덜랜드 거스 포옛 감독이 지동원의 이적을 두고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동원은 6일(한국시각) 리그1(3부 리그) 칼라일 유나이티드와 FA컵 64강에 기성용과 함께 선발 출전해 후반 18분까지 뛰었다. 선덜랜드는 3-1로 승리하며 32강에 안착했다. 지동원은 2일 열린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애스턴 빌라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기성용과 동반 출격했다. 작년만 해도 완전히 벤치로 밀려 있던 지동원이 새해 들어 연달아 선발로 나서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 왜 말 바뀌었나
얼마 전만 해도 지동원은 선덜랜드를 떠날 것으로 보였다. 작년 말부터 독일 외신에서 지동원의 도르트문트 이적설을 계속 보도했다. 포옛도 작년 12월22일 노리치시티와 리그 17라운드 공식 기자회견을 마친 뒤 스포츠동아 통신원과 따로 만나 “지동원은 내년 1월 분데스리가 이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안다. 좋은 선수지만 우리 상황이 안 좋아 기회를 많이 줄 수가 없었다. 구단끼리 이적을 협의 중인 걸로 안다”고 밝혔다. 이적 제의가 들어온 구단이 도르트문트가 맞느냐는 질문에 포옛은 “그렇다. 공식 오퍼가 들어온 팀은 도르트문트다”고 확답을 줬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후 포옛은 손바닥 뒤집듯 자신의 말을 바꿨다. 그는 올 초 외신 인터뷰에서 “지동원은 흥미로운 선수다”며 “지동원은 우리가 보유한 다른 공격수와 다른 유형이다. 우리 공격진에 선택할 수 있는 선수가 그리 많지 않다. 지동원이 우리에게 또 다른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잔류를 시사했다.
● 잔류 가능성 커
현재 상황으로는 지동원의 잔류에 무게가 실린다. 지동원이 올 겨울 팀을 옮길 것으로 예측됐던 가장 큰 이유는 브라질월드컵과 그의 계약기간이었다. 지동원은 브라질월드컵에 나서려면 뛸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해야 했다. 또 선덜랜드와 올 6월 계약이 끝난다. 선덜랜드 입장에서 제대로 쓰지 않는 선수를 붙잡아 뒀다가 올 여름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내보낼 이유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묘하게 바뀐 분위기가 감지된다. 유럽 소식통은 “선덜랜드는 올 여름 FA가 돼 지동원이 팀을 떠나도 상관없으니 계약기간 내 팀에서 뛰어달라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재 선덜랜드는 리그 최하위다. 강등 위기다. 강등권을 탈출하기 위해 물 불 가리지 않아야 한다. 유럽 소식통은 “선덜랜드는 강등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다. 감독이 쓰길 원하는 선수는 구단 차원에서 모두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동원 역시 그 중 하나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덜랜드가 지동원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전략을 세운 거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겨울 이적시장 때 지동원을 원하는 팀과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일종의 전시효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지동원도 이에 대비해 물밑에서 이적 준비는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