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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도착 로드먼 일행 본보와 단독통화 “조선 사람이냐, 이름과 소속 밝혀달라”

입력 | 2014-01-07 03:00:00

방북단 행적 트위터에 올려… 로드먼 “이번엔 김정은 만날 것”




데니스 로드먼 방북단의 자문역으로 동행한 마이클 스파보가 6일 평양에서 방북단의 행적을 알리는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연이어 올렸다. 평양 순안공항 도착 직후 일행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스파보(사진 1). 숙소인 옥류관 만찬장에서 인사말을 하는 로드먼(사진 2). 꽃과 펭귄 인형 등으로 장식된 화려한 만찬 음식. 평양 소주와 초콜릿 케이크도 눈에 띈다(사진 3). 고려호텔 방북단 숙소의 방(사진 4). 사진 출처 마이클 스파보 트위터

“지금은 회의 중이라 전화를 받기 어렵다. 다음에 다시 전화해 달라.”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출신 데니스 로드먼(53)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마이클 스파보 씨(39)는 6일 밤 평양 현지에서 동아일보 기자의 전화를 받고 이렇게 말했다. 스파보 씨는 로드먼 방북단의 자문역이다.

스파보 씨는 이날 평양에 도착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방금 평양에 무사히 도착! 고려항공기 밖에서”라는 글과 함께 마중 나온 북한 측 인사들과 찍은 사진을 올렸다. 이어 평양 옥류관에서 북한 체육성 관계자들과 만찬을 하면서 평양소주와 초콜릿 케이크 등 화려한 음식 사진도 올렸다.

스파보 씨가 동아일보와 통화한 시간은 이 만찬 행사가 끝난 뒤였다. 그는 본보 기자의 전화를 받자마자 유창한 북한 억양으로 “조선 사람이냐, 이름과 소속을 밝혀 달라”고 되물었다. 스파보 씨는 8일 김정은 생일 축하 농구경기라는 큰 행사를 앞두고 한국 언론사의 전화라는 것에 부담을 느낀 듯 “미안하다. 추후 다시 전화해 달라”며 급히 전화를 끊었다. 앞서 로드먼은 6일 평양으로 떠나는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로드먼은 “그(김정은)와 나는 친구이며 그를 사랑한다. 이번에는 내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19∼23일 방북 기간에는 김정은을 만나지 못했다.

로드먼은 여러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방북을 하게 된 배경을 묻는 질문에 “유명해지려고 독단적으로 결정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가는 이유는 두 나라(미국과 북한) 간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이며 사람들에게 북한이 그렇게 나쁜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드먼은 김정은이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것과 관련해서는 “방북을 하지 말라는 여러 압박을 받았지만 나는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림픽 한 번 할까요?’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해도 좋다. 올림픽에서는 모두가 (차이를 극복하고) 함께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에서 인권 문제를 거론할 것이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나는 그저 개인일 뿐”이라며 답변을 피하다 “그런 때가 오면 정치범이나 탈북자 수용소 문제를 얘기하겠지만 지금은 그(김정은)의 생일을 위해 좋은 쇼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스파보 씨는 지난해 9월 로드먼과 김정은 일가가 휴양지에서 이틀을 보낼 때 함께 있었으며 로드먼의 두 번째 방북을 성사시킨 주역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캐나다 비정부기구(NGO)와 연계된 평양 주재 학교에서 2005년 6개월간 교사로 일하고 그 후에도 수차례 방문해 한국어(북한 말)에도 능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일랜드 온라인 베팅업체 패디파워 측은 장성택 처형 이후 로드먼의 방북 후원 철회 의사를 밝혔지만 이번 방북까지는 사전 계약 조건에 따라 패디파워 측이 비용을 지불한다고 북한 전문 인터넷매체 NK뉴스가 전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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