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아시아경기 우승 이끌었던 역대 사령탑 3명의 ‘인천 조언’
역대 아시아경기대회 남자 농구에서 한국의 금메달 3개를 이끈 대표팀 감독 출신인 방열 대한농구협회장(왼쪽), 김영기 전 한국농구연맹 총재(가운데), 김진 프로농구 LG 감독이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나란히 섰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는 2014년을 맞아 이들은 한국 농구 발전을 위한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970년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 전 총재는 “프로와 대학에 뛰어난 선수가 많아 희망적이다. 선수 특성에 맞는 전술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1980년에 지휘봉을 잡은 방 회장은 이젠 행정가로 대표팀 지원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방 회장은 “타도 이란이 목표인데 중국도 만만치 않다. 강력한 체력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대표팀은 7월 뉴질랜드에 훈련 캠프를 차린 뒤 스페인 월드컵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는 게 방 회장의 복안. 김진 감독은 “당시 문태종의 귀화를 추진하다 접은 적이 있다. 국제 무대에서는 웬만한 몸싸움은 심판이 파울을 불지 않으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감독이 공개한 우승 비화는 세월을 뛰어넘어 귀담아들을 만했다. 김 전 총재는 “선수들에게 상대 선수의 플레이 성향을 담은 파일을 만들게 했다. A라는 선수는 오른쪽 돌파가 75%라거나 슈팅 포인트가 정면에 많이 분포한다는 식이다.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방 회장은 “30초 공격 제한 시간 중 20초를 소진하는 지공 전략과 리바운드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실책은 7개 미만만 하도록 주문했던 게 효과를 봤다”고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홈 팬 앞에서 꼭 승리해야 한다는 선수들의 자존심과 열정이 대단했다. 투혼과 책임감이 동기 부여 요소였다”고 회상했다. 선수 구성에 대한 훈수도 빼놓지 않았다. 김 감독과 방 회장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했던 선수들로 이뤄져야 한다. 이종현, 김종규, 하승진 등은 높이 보강을 위해 꼭 필요하다. 고참 김주성은 정신적인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귀화 선수의 대표팀 영입 문제에 대해 이들은 “높이 보강을 위해 필요하다. 아직까지 어떤 구체적인 행동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결전의 순간까지 결코 시간이 많이 남은 건 아니며 체계적인 준비만이 필수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견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