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에 마트 과일매출 3년째 1위
롯데마트는 바나나의 인기를 인구 고령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바나나는 과육이 연해 치아가 좋지 않은 사람도 씹기에 편하다. 지난해 롯데마트를 찾은 50대 이상의 고객 비중은 전체의 22%였지만 바나나를 구매한 고객 중 50대 이상의 비중은 35%나 됐다. 50대 이상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바나나를 많이 샀다는 뜻이다.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는 점도 바나나 인기의 한 요인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젊은 여성들은 바나나를 식사 대용으로 활용한다. 바나나는 부모들이 아이들 간식으로 하나씩 주기에도 제격이다. 조미숙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바나나는 칼로리에 비해 섬유질이 많아 공복감을 채워주는 데 도움이 되고 어린이나 노인들도 쉽게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나나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칼륨과 무기질은 염분의 체외 배출을 촉진해 고혈압 환자에게 좋고 뇌중풍(뇌졸중)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바나나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은 변수다. 지난해 바나나의 평균 도매가격은 kg당 1953원으로 2012년(1523원)보다 430원 올랐다. 이는 중국인들이 바나나 소비를 늘린 탓이다. 안세민 롯데마트 과일 상품기획자는 “바나나는 다른 과일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워낙 뛰어나서 가격이 조금 올라도 당장 소비가 줄지는 않을 걸로 본다”며 “앞으로 기존의 필리핀 이외에 스리랑카나 베트남 등에서 수입하는 물량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과일 중에서는 수박이 12년 동안 판매량 1위를 지킨 감귤을 누른 것이 눈에 띈다. 이는 지난해 늦더위가 9월까지 이어지고 여름철 가뭄이 심했던 데 따른 것이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최고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