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식-청소에 발레파킹까지… 호텔식 서비스로 女心 유혹
서울 마포구 서교동 ‘메세나폴리스’는 입주 2년차까지 입주민에게 무료로 주1회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한다. GS건설 제공
포스코건설이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도시에서 분양하는 오피스텔 ‘광교 더 샵 레이크파크’ 본보기집에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이런 문의를 하는 주부들의 전화가 부쩍 늘었다. ‘주부의 일상’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분양대박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말 첫 분양 당시 포스코건설이 원래 내세웠던 차별화 포인트는 ‘풍경’이었다. ‘365일 나는 호숫가 별장에 산다’가 신문광고의 문구였다. 오피스텔 내 모든 집에서 광교호수공원을 조망할 수 있다는 장점을 부각한 것이었다.
건설사들이 요즘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에 식사 준비, 청소 등을 해주거나 주차를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주택 선정의 결정권을 쥔 ‘아줌마’들을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두산중공업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에 짓는 고급 아파트 ‘프로젝트D’(가칭)도 모든 입주민에게 특급호텔 수준의 조식 및 청소 서비스, 주차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분양대행사인 신영M&D의 최병엽 부장은 “해외여행이나 출장이 잦아 입주도우미를 고용하기를 꺼리는 입주민이 많은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홍보관을 찾는 방문객을 위해 ‘특급호텔 수준 조식의 올바른 사례’도 준비했다. 이 아파트의 주된 수요자인 상류층의 선호 메뉴를 조사한 뒤 유기농 빵과 쿠키, 차 등을 제공한 것. 최 부장은 “실제 입주할 사람들에게 이런 수준의 유기농 메뉴로 아침식사를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홍보했다”면서 “식대는 관리비로 후불 정산하고 원할 경우 각 가정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분양 중인 ‘래미안 강동팰리스’는 호텔의 ‘컨시어지(안내원·집사) 서비스’ 개념을 도입해 방문객 안내 및 택배 보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 불황 속 이색 서비스 확산
건설사들이 여심 공략에 나선 것은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다’는 위기의식이 발동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광범위한 타깃을 대상으로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분양 방식에서 탈피해 수요 계층을 더 좁혀 ‘타깃 마케팅’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교 더 샵 레이크파크’가 식사 서비스를 도입한 것도 가족단위 입주민을 오피스텔 수요로 돌리기 위해서다.
이전에도 SK건설은 대구 수성구의 ‘수성SK리더스뷰’에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조식 서비스를 지원한 바 있다. 2012년 9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주상복합아파트 ‘메세나폴리스’는 올 9월까지 무료 주차대행 및 주1회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택시장 불황기에 일부 건설사들이 이처럼 한시적으로 ‘호텔식 서비스’를 도입한 적이 있지만 최근에는 서비스가 영구화하는 추세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홍유라 인턴기자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