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들의 천국, 복고풍 고급이발소를 가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바버숍(Barbershop) ‘헤아’에서 한 손님이 유럽식 면도 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 바버숍 1층엔 위스키를 즐길 수 있는 바가 있고, 2층에는 구두를 닦아주는 슈케어 룸과 비즈니스 센터 등이 있다.
▼ 헤어-옷-구두, 맞춤스타일로 코치해줘 대만족… 아늑한 쉼터서 커피-위스키-시가 즐기며 휴식 ▼
①서울 용산구 한남동 바버숍(Barbershop)‘헤아’에서는 남자들만을 위한 이발과 면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헤어컷 비용은 7만 원, 면도까지 받으면 12만 원이다. ②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바버숍 ‘낫띵 앤 낫띵’(Nothing N Nothing)의 벽면에는 바버(baber·이발사) 최다니엘 씨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가 한가득 걸려 있다. 이발 비용은 3만5000∼4만5000원이다.
시가 흡연 공간과 비즈니스 센터도 갖춰
헤아에서는 이발만 해주는 것이 아니다. 고객의 얼굴형과 체형에 어울리는 가르마 비율을 알려주고 전체적인 헤어스타일도 제안해 준다. 경력 15년의 바버 김현수 씨는 가게 오픈 전 2주 동안 영국 바버숍에서 면도기술 교육을 받기도 했다.
매장 안에는 전문적으로 남성 구두를 관리해주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이발을 하는 고객은 구두 관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곳에선 영국과 미국에서 수입한 면도용품과 헤어관리 용품에다 넥타이, 커프스 등 패션 소품도 판매한다. 맞춤 양복점과 제휴를 맺어 매장에서 양복을 맞춰 입을 수도 있다.
바버숍 인테리어 또한 클래식한 면모를 자랑한다. 헤아 매장 곳곳에는 1920년대에 생산된 이발의자, 계산대, 벤치 등 옛스러운 감성이 묻어나는 소품들이 놓여 있다. 이발의자 한 대가 1000만 원이 넘는다.
매장 한쪽에는 남성을 위한 ‘쉼터’도 있는데, 바에서는 무료로 위스키나 커피를 즐길 수 있다. 특히 2층에는 시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과 비즈니스센터가 마련돼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비즈니스센터에서는 간단한 문서작업을 하거나 팩스를 보낼 수 있다.
이상윤 헤아 사장은 “남자들이 미용실에 가면 괜히 의기소침해지고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남성들이 편안하게 이발과 면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전용 쉼터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말끔하고 단정한 ‘리젠트 스타일’로 승부
특히 이곳은 단정하고 말끔한 느낌을 주면서도 강인한 남성의 매력을 자아내는 ‘리젠트 스타일’과 ‘포마드 스타일’ 전문점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20∼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단골 남성고객들을 상당수 확보했다. 고객들은 주로 전문직이거나 금융업계, 패션업계 종사자들이다.
전통적인 포마드 스타일로 승부를 하겠다는 케이 사장은 “리젠트 스타일은 흐트러짐 없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클래식한 헤어스타일”이라며 “리젠트 스타일의 완성은 얼굴이나 패션이 아닌 바로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머리를 하는 고객들에게 무료로 위스키를 제공한다. 또 원하는 고객들에 한해서 머리모양과 의류, 구두 등 전체적인 스타일에 대한 제안도 해 준다.
클래식한 남성을 위한 쉼터
케이 사장은 “여자 머리 스타일은 여자가, 남자 머리 스타일은 남자가 가장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한 스타일과 이발을 하면서 음악, 위스키를 함께 즐기는 문화를 고객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했다.
바버숍은 현재 서울 홍익대 앞과 한남동, 강남 등을 중심으로 점점 수가 늘어나고 있다. 커트 비용은 3만5000∼7만 원, 면도까지 하면 추가비용이 붙는다.
글=황수현 기자 soohyun87@donga.com
사진=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