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간거래 업체 액티브인터내쇼날 ‘윈-윈 모델’
액티브인터내쇼날이 활용하고 있는 기업 간 거래는 재고, 부실채권 등 기업의 잉여 자산이나 부실 자산을 최대한 정상 가격에 인수하되 그 대가로 현금 대신 해당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특히 미디어 광고권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기업 간 거래 모델을 정착시킨 액티브인터내쇼날 사례를 DBR가 집중 분석했다.
○ 모두 ‘윈-윈’인 비즈니스 모델
○ 물물교환으로 재고를 해결하다
액티브인터내쇼날은 미국 뉴욕에서 사업을 하던 경영자 앨런 엘킨 회장과 아서 와그너 사장이 1984년 공동 창업했다. 엘킨 회장은 광고 판매 대행업에서, 와그너 사장은 잡화 판매 대행업에서 각각 잔뼈가 굵은 인물이었다. 이들은 재고품으로 겪는 어려움에 대해 토로하다 화폐를 사용하지 않고 기업들의 ‘물물교환’만으로도 재고품을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구체적인 사업 모델 구상에 돌입했다. 예를 들어 B기업에서는 남아도는 재고품들이 C기업에는 꼭 필요한 상황이 발생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B, C기업은 상대방의 사정을 알기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업은 재고품을 헐값에 처리하고 필요한 물품은 정상가로 구입한다. 회계장부에는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재고품이 신상품이 아니라도 구입할 용의가 있는 고객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형 호텔 체인이나 렌터카 업체들의 경우 객실 TV로 꼭 최신 제품을 비치하거나 고객들에게 최신 모델의 차량을 빌려줄 필요는 없다. 호텔이나 렌터카 고객들도 잠시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신상품 여부에 대해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만일 재고품을 가진 회사들이 서로에게 필요한 제품을 정상가로 교환한다면 손실을 보지 않고 재고를 처리하며 꼭 필요한 제품도 구매할 수 있다.
○ 주요 수익원은 광고 중개 수수료
○ 거래 규모 최대화 유도
액티브인터내쇼날은 특히 거래의 지급수단으로 상품권과 비슷한 개념의 TC(Trade Credit)를 고안했다. TC를 가진 고객들은 액티브인터내쇼날이 거래 중인 다른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거나 TV나 신문에 광고를 낼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액티브인터내쇼날은 통상 재고품을 받을 때 TC로 대금을 결제한다. 액티브인터내쇼날의 TC를 고객사가 사용하려면 한 가지 단서가 붙는다. 실제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 규모의 15∼20%만 TC로 지불할 수 있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내야 한다. 고객사가 100원에 상당하는 광고를 하고 싶다면 이 중 TC로 지불할 수 있는 건 15∼20원 수준이다. 액티브인터내쇼날의 입장에선 TC 판매를 통해 거래 규모를 키울 수 있다. 15∼20원의 TC가 실제로는 100원의 거래를 일으키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TC를 지불하고 대체로 광고권을 구매하기 때문에 거래량이 늘수록 액티브인터내쇼날이 얻을 수 있는 광고 중개 수입도 커진다. 물물교환을 활용한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정착시킨 액티브인터내쇼날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