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한 상아-장신구 33t 없애… 밀수꾼-밀렵꾼에 강력한 경고”
필리핀 미국 중국에 이어 홍콩도 압수한 상아를 폐기하는 데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특별행정구가 밀수업자들에게서 압수한 33t에 이르는 상아와 상아로 만든 물품을 폐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8일 보도했다.
농수산환경청(AFCD) 대변인은 “압수 상아를 폐기하는 방안을 23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 홍콩 사무소의 가빈 에디워즈는 “홍콩의 상아 폐기는 밀렵꾼과 밀수꾼들에게 홍콩이 상아 밀수통로가 아니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보였다.
홍콩은 세계 최대의 상아 소비시장인 중국으로 밀수되는 상아와 상아 제품의 경유지다. 지난달에도 14명이 160kg의 상아를 밀반입하려다 홍콩 첵랍콕 공항에서 체포됐다.
이 장면은 외교관,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고 중국중앙(CC)TV 등 중국 언론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중국 정부의 야생동물 보호와 밀렵·밀수에 대한 단속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행사로 분석된다. 국제동물복지기금(IFAW)의 아제딘 다운스 대표는 “(상아 공개 폐기로) 소비자들에게 상아 제품 구입이 비윤리적이고 잘못된 것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미국 정부는 25년 동안 압수한 상아 6t를 처음으로 폐기했다. 필리핀도 지난해 6월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상아 5t을 공개 폐기 처분했다.
상아는 ‘하얀 금(white gold)’으로 불리면서 암시장에서 kg당 1000∼20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IFAW는 지난해에만 코끼리 3만5000마리가 상아를 노린 밀렵꾼에게 희생된 것으로 추산한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