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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인조 흑인 랩가수, 北서 ‘몰래 뮤비’ 찍어

입력 | 2014-01-09 03:00:00

유튜브에 ‘북한으로 탈출’ 올려




평양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은 팩맨(왼쪽)과 페소. 이들은 지난해 말 촬영가와 함께 모두 4명이 북한에 들어가 몰래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유튜브 캡처

미국의 2인조 흑인 랩가수가 북한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어 화제가 되고 있다.

워싱턴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신인 랩가수인 팩맨(20)과 페소(21)는 7일 동영상 전문 사이트인 유튜브 등에 ‘북한으로 탈출(Escape to North Korea)’이라는 제목의 뮤직비디오를 올렸다.

1분 48초 분량의 이 뮤직비디오는 이들이 지난해 말 북한을 방문해 촬영한 것으로 금수산태양궁전, 당 창건 기념탑 등 우상화 기념비를 배경으로 한 노래와 간단한 동작을 담았다. 평양 지하철역에서 찍은 장면 중에는 역 천장에 매달린 화면에 “내 너를 빼앗기고 또다시 노예 되랴” “조국은 목숨 바쳐 지키는 나의 고지” 등의 자막이 보이는 북한 음악비디오가 2차례 나오기도 했다.

팩맨은 “우리는 지금까지 누구도 찍지 못했던 위대한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기분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페소도 “며칠 동안 아팠는데 북한 사람들이 잘 돌봐주었다”고 방북 소감을 밝혔다.

이들 두 가수는 지난해 8월 인터넷을 통해 평양에서 뮤직비디오를 찍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기부를 요청했다. 당초 목표금액은 6000달러(약 639만 원)였지만 워싱턴포스트 등 언론이 보도하자 1만400달러 이상이 모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촬영 담당자와 북한 전문가를 포함해 일행 4명은 지난해 11월 말 5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이들이 북한 당국에서 합법적인 촬영 허가를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주변을 의식한 듯 잠깐씩 촬영하고 자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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