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헌 웰컴론코로사 구단주
정명헌 웰컴론코로사 구단주는 “네이밍 스폰서로 도움을 주고 있는 웰컴론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올해 코리아리그에서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정 구단주가 8일 경기 성남시 코로사 사무실의 장미 사진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성남=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이쯤 되면 돈이 많은 회사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 장미 육종 회사인 코로사는 직원이라고 해야 정명헌 사장(54)과 강원 원주시 문막의 농장 직원까지 합쳐 7명이 전부다. 1년 매출은 18억 원, 순이익은 7억 원 정도다. 그런데 핸드볼 구단 운영비로만 1년에 14억 원 정도를 쓴다. 장부상으로는 당연히 적자다.
지금은 웰컴론으로부터 연간 7억5000만 원 정도 지원 받는다. 경남체육회에서도 2억5000만 원을 받고 있다. 웰컴론코로사는 전국체육대회 때 경남 대표로 출전한다. 연간 10억 원의 지원이 있지만 그렇다고 돈이 많이 남는 건 아니다. 회사 순이익 중 일부를 구단 운영비로 돌리고 나면 남는 건 별로 없다.
구단주인 정 사장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미쳤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제정신이 아니다”는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왜 이런 짓을 할까. 팀 운영비를 대느라 은행 대출을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갖고 있는 아파트도 담보로 잡혀 있다. 아직도 남은 빚이 13억 원이다.
그에게 이유를 물었다. 하지만 그도 딱히 그럴싸한 이유를 대지 못했다. “그냥 핸드볼에 미친 거지 뭐. 그렇지 않고서야 이럴 수 있겠나….” 그는 한국외국어대 재학 시절 동아리 활동으로 핸드볼과 인연을 맺었다. 독일 유학 시절에는 4부 리그에서 선수로도 뛰었다. 전공은 운동과는 상관없는 언어학으로 슈투트가르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말재주가 시원찮아 이걸 설명은 못하겠고, 핸드볼 재미있지 않소? 기자 양반” 하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우리 같은 클럽팀이 많아져야 저변이 확대되고 핸드볼이 발전한다”고 했다. 국내 남자 핸드볼팀 5개 중 두산과 웰컴론코로사를 빼면 순수한 클럽팀은 없다. 나머지 3곳은 상무와 인천도시공사 등이다.
그는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1997년 회사를 차렸고, 4년 뒤 팀을 창단했다. “그때 핸드볼 선수 출신 하나가 입사를 했어. 그런데 같이 운동하던 친구들이 곧 군대에서 제대하는데 딱히 갈 데가 없다는 거야. 그 친구들 다 모아서 팀 만들어 버렸지.” 그는 직원을 뽑을 때도 핸드볼 선수 출신을 먼저 찾을 만큼 핸드볼에 애정이 깊다. 2월 졸업을 앞두고 이 회사에 일반 직원으로 취업한 강원대 골키퍼 출신 김은수 씨(23)는 “와서 깜짝 놀랐다. 핸드볼팀을 갖고 있어 회사가 큰 줄 알았다. 사장님이 정말 대단한 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의 한 빌딩 지하에 있는 코로사 사무실은 66m²(약 20평)가 조금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