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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가 뭐길래" 카카오 T스토어 인수설, 왜?

입력 | 2014-01-09 19:00:38


앱 생태계. 스마트폰과 앱, 앱스토어의 상호 발전을 뜻한다. 새삼스럽지만,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고 발전할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3G, 4G, LTE, 와이파이 등 다양한 무선통신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지 쉽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것? 이는 이동통신의 발달에 따라 스마트폰의 활용성, 편의성 등이 높아진 것이지 주 요소라고 할 수는 없다. 스마트폰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앱이다. 구글과 애플이 경쟁하듯 자사의 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에 등록한 수십만 개의 앱을 홍보하는 이유다.

카카오톡 때문에 스마트폰 산다는 사람이 많다. 내비게이션 대용으로 스마트폰을 구매한다? 결국은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 앱을 이용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음악, 동영상 등을 감상하기 위해서도 음악, 동영상을 실행할 수 있는 앱이 필요하다. 전화나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이유도 해당 앱이 있기 때문이다. 앱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한 가장 기본 조건이다.

이러한 앱을 주고받을 수 있는 장터, 앱스토어의 등장은 차라리 자연스러운 결과다. 앱 개발자는 개발에 전념하고, 구매자는 손쉽게 검색해 필요한 앱을 내려받아 설치한다. 안드로이드의 구글이 운영하는 플레이스토어, iOS의 애플이 운영하는 앱스토어, 윈도폰의 MS가 운영하는 윈도 스토어 등이 대표적이다. 앱스토어는 결국 개발자와 구매자간의 선순환 구조를 추구한다. 양질의 앱을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것.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형국 아닌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 수수료다. 개발자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1,000원짜리 앱을 등록했다고 가정하자. 해당 앱을 구매자가 1,000원에 구매하면, 개발자는 구글과 7:3으로 수익을 나눈다. 수익 쉐어, 이익 배분 등 다른 말로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흔히 수수료라고 말한다. 7:3 배분은 애플과 구글, MS 등 대부분 동일하다.

사실 과거 일반 휴대폰을 사용하던 시절에도 앱스토어와 유사한 서비스가 있었다. 과거 이통 3사가 제공했던 네이트, 매직n, 오즈를 기억하는지. 이는 일종의 통합 모바일 서비스였다. 방식도 비슷했다. 다만, 운영하는 주체가 달랐을 뿐이다. 이통 3사의 이 서비스는 현재 SK텔레콤의 T스토어, KT의 올레마켓, LG유플러스의 오즈 스토어 등으로 발전했다. 폐쇄적으로 운영했던 방식에서도 점차 벗어났다. KT 가입자라도 T스토어를 운영할 수 있다는 뜻. SK텔레콤은 T스토어를 개방하면서 오픈마켓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성공 신화, 카카오 게임하기의 뒷면

앱과 앱스토어는 바늘과 실 같은 존재다. 어느 하나가 빠지면,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상호 필수적인 관계. 이 같은 관계는 본격적인 모바일 시대에 접어든 지금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 서로간의 이해 관계가 얽히고 설킨 상황. 특히, 그 중심에는 카카오톡의 ‘게임하기’ 서비스가 언급되고 있다. 이른바 이중 수수료다.

카카오가 ‘카카오 게임하기’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서비스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 2013년 하반기 기준 전세계 3위 규모. 당시 약 5,000만 명에 이르던 카카오 사용자는 친구들과 하트, 날개 등을 주고받으며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의 게임을 즐겼다. 모바일 게임도 10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이른바 애니팡 신화다. 이름 없던 중소 개발사가 카카오톡을 통해 성공 신화를 올린 것과 함께, 적자를 면하지 못했던 카카오톡도 게임하기 서비스 런칭 이후 2013년 상반기 매출만 약 730억 원으로 성장했다.


문제는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개발자가 지불하는 수수료. 카카오를 통해 개발자가 게임을 선보이면, 구글과 애플에 지불하는 30% 수수료를 제외한 70%에서 다시 30% 즉, 전체의 21%를 카카오에 수수료로 지불한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구글 또는 애플과 카카오에게 총 51%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것. 그렇다고 남은 49%의 수익을 고스란히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개인 개발자 또는 중소 개발사의 경우 대부분 대형 퍼블리셔(서비스 제공자)를 통해 계약하기 때문에 또 다시 수익을 나눠야 한다. 개발자는 이중, 삼중으로 수수료를 떼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 2013년 7월 30일, 카카오 게임 입점 제도 완화를 통해 개인 또는 중소 개발사를 위한 혜택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그 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카카오 게임 등록 기준을 일정부분 공개하고, 해당 기준을 만족할 경우 심사 없이 바로 카카오 게임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한 것. 또한, 몇몇 조건을 만족할 경우 심사 없이 입점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했다.

카카오가 T스토어를 인수한다고?

최근 카카오가 T스토어를 인수해 자사의 앱스토어 또는 별도의 오픈마켓으로 운영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소식을 접한 뒤 카카오측에 문의한 바에 따르면, 공식 답변은 ‘계획한 바 없다’이다. 하지만, 쉽게 흘려 들을 소식은 아니다. 국내 최대 앱 오픈마켓 T스토어를 카카오가 품을 경우, 그에 따른 여파가 절대 작지 않을 전망이다.

일단 게임하기 서비스.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지불하는 수수료 30%를 보전할 수 있다. 카카오 역시 수수료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개발자 또는 개발사를 더 확보할 수 있기에 콘텐츠 다양화 측면에서 나쁘지 않다. 게임 이외에 T스토어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서비스 및 오픈마켓 운영 노하우 등을 그대로 가져올 수도 있다. 양측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일임에는 틀림 없다. 참고로, 애플은 모든 앱을 자사의 앱스토어에서만 내려받을 수 있도록 제한했기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 관련 수수료만 보전된다.

문제도 존재한다. 구글 및 애플과 카카오간의 대립 또는 기존 앱 마켓과 카카오의 대립으로 커질 수 있다. 개발자는 모든 곳에 개발한 앱을 등록하고 싶겠지만, 과연 가능할까? 과거에도 특정 이통사 앱 마켓에 등록한 게임은 일정기간 타 앱 마켓에 등록할 수 없는 등 민감한 계약 조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자체에 대해서도 카카오, T스토어 양측 모두 부담이 적지 않다. 이래저래 갈 길이 멀다.

이는 어디까지나 가정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카카오는 “T스토어 인수를 계획한 바 없다”고 전했다. 흐지부지 지나갈지, 조만간 깜짝 발표가 있을지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이것 하나만 바란다. 몇몇 소수의 배를 불리는 일이 아닌, 개발자와 사용자를 포함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없을까. 너무 과한 바람이 아니길 바란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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