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길 막혀 가격 폭락… 업계 비상대형마트 할인행사에 소비자들은 솔깃
국내 수산물의 일본 수출량은 엔화 약세 현상이 심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초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9일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우리나라 수산물의 일본 수출액은 7억4622만 달러(약 7985억 원)다. 이는 2012년 같은 기간의 수출액(9억181만 달러·약 9650억 원)보다 17%가량 줄어든 것이다.
일본 수출길이 좁아진 수산물들이 국내로 U턴하면서 국내 재고량은 계속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참치와 광어, 키조개, 소라, 김 등 일본 수출량이 많은 수산물의 국내 가격도 하락세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초 kg당 1만9000원에 팔리던 눈다랑어 가격은 9일 현재 1만4000원대로 약 26% 떨어졌다. 광어는 1만1500원에서 9000원으로, 키조개는 3500원에서 2500원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7500원이던 김(100장 기준) 가격은 1년 사이 38%나 싸져 4600원이 됐다.
일본은 세계에서 참치류 어종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다. 따라서 일본 의존도가 높은 횟감용 참치를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은 해결책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동원, 사조 등 국내 주요 업체들은 일본에 생산량의 80%가량을 수출하는데, 최근 재고량이 지난해보다 10% 정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조시푸드의 한 관계자는 “유럽이나 미국, 중국 등 일본 이외의 지역으로 수출 대상국을 넓히는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일본 방사능 유출 사고로 소비량이 급감했던 동해와 남해 수산물은 설을 앞두고 판매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이는 추석 때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여있던 재고 물량 때문에 가격이 떨어진 덕분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갈치(5kg 상품) 가격은 9일 현재 5만342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만5834원)보다 44% 내렸다. 고등어(10kg 상품)도 이달 2∼9일 평균 가격이 2만102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8000원)보다 25% 떨어졌다.
이경민 롯데마트 수산팀장은 “지난해 추석 때 줄어든 수산물 판매량을 이번 설에 높이기 위해 최저가격 판매 등의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