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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지난해 못 이룬 목표까지 2배로 달성”

입력 | 2014-01-10 07:00:00

2011년 프로 데뷔 후 강자가 되기 위한 수순을 차곡차곡 밟아온 남자 프로골프의 기대주 이상희(22·호반건설)가 일본 진출 2년차에 ‘열도를 접수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내비쳤다. 사진제공|KPGA


■ 남자골프 기대주 이상희의 야망

최연소 우승·KPGA 대상·日 Q스쿨 수석…
일본 진출 2년만에 열도 정복 야무진 다짐

남자 프로골프의 기대주 이상희(22·호반건설)가 조용한 그린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

이상희는 강하다. 2011년 프로 데뷔 첫해 코리안투어 NH농협오픈 최연소 우승(19세6개월10일), 2012년 KPGA 대상(MVP), 2012년 일본프로골프투어 Q스쿨 수석 합격 등 차곡차곡 ‘강자’의 수순을 밟아왔다.

이상희가 올해 더 큰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진출 2년 차에 접어든 그는 김경태, 배상문의 뒤를 이어 열도를 정복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 어린시절 큰 무대 경험이 성장의 발판

이상희의 골프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다.

2010년 고교 2학년 때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미국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했다. 주변에선 무모하다는 평가가 흘러나왔다. 결과는 탈락. 그러나 이상희는 더 많은 걸 배워왔다. 그리고 자신의 골프인생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어린 나이에 큰 무대를 경험하면서 골프가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기술적으로는 물론 심리적으로도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한국에만 있었다면 절대 배울 수 없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미국 진출 실패 뒤 곧바로 국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1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했다.

시즌 막판까지 크게 눈에 띌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다 마지막 대회인 NH농협오픈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깜짝 스타로 등장했다.

2년차 징크스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2012년 오히려 더 크게 성장했다.

메이저 대회인 KPGA 선수권 우승을 비롯해 볼빅-힐데스하임오픈 준우승 등 고른 성적을 펼치며 마침내 KPGA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연말에 진행된 KPGA 시상식에서 MVP 격인 대상을 수상했다. 김비오, 강경남 등 내로라하는 스타급 선수들을 제치고 1인자가 됐다.

이상희는 멈추지 않고 새로운 무대로 눈을 돌렸다. 일본이다.

11월 열린 일본프로골프투어 Q스쿨 2차 예선에서 벼랑 끝에 몰렸다. 탈락 위기에 몰린 이상희는 겨우 커트라인(40위까지 진출 중 39위로 통과)에 걸려 3차예선 진출권을 따냈다.

위기를 경험한 이상희는 흔들리지 않았다. 3차 예선과 최종 예선에서 당당히 1위로 통과하며 수석 합격증을 받아들었다.

“2차 예선을 만만하게 봤다가 큰일 날 뻔했다. 그러나 막상 경기를 하다보니 만만한 게 아니었다. 정신을 바짝 차리는 계기가 됐다. 위기를 잘 넘기면 기회가 온다는 진리를 다시 깨닫게 됐다.”

● 골프인생, ‘방향’이 중요

일본투어 첫해는 생각처럼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12개 대회가 끝날 때까지 2014년의 운명을 걱정해야 했다. 상금랭킹이 80위권으로 떨어져 출전권 확보를 낙관할 수 없었다.

비상이 걸린 이상희는 13번째 대회에서 반전을 노렸다. 도신골프토너먼트에서 공동 12위를 기록하며 상금랭킹을 끌어올렸고, 자력으로 출전이 가능한 마지막 15번째 대회(마이나비 ABC 챔피언십)에서 공동 6위에 올라 시드 유지의 안정궤도에 진입했다. 시즌 상금랭킹 69위(1421만엔)로 마무리했다.

해외 진출 첫해 성적치고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예상했던 목표의 절반 밖에 이루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첫해 목표의 50%% 밖에 이루지 못했다. 시드 유지와 우승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세웠는데 반쪽 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2013년 한 시즌을 뛰면서 많은 걸 배웠던 만큼 올해는 지난해 이루지 못한 목표까지 2배로 달성하겠다.”

프로 4년차에 접어든 이상희는 골프인생에 확실한 철학을 갖고 있다. 바로 ‘방향’이다. 천천히 가더라도 반드시 목표한 대로 나아가겠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한 때는 빨리 미국 PGA 투어로 가는 게 모든 것처럼 여겨졌다. 급하게 서두르다보면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으니 천천히 가겠다. 그러나 언젠가는 그 목표에 반드시 도달하겠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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