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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휴지통]“450억 호텔 주인인데… 급전 빌려달라”

입력 | 2014-01-11 03:00:00

교수 등 상대 12억 사기 40대… 강남서 호화생활하다 덜미




“450억 원짜리 유스호스텔 주인입니다. 강원도에 땅도 좀 있고요.”

키 180cm의 헌칠한 외모를 가진 홍모 씨(45)는 2011년 7월 지인 소개로 서울 한 대학의 A 교수(54)를 만나 지그시 웃으며 자신을 소개했다. 외국항공사 스튜어디스 출신인 키 166cm, 몸무게 50kg의 13세 연하 애인 송모 씨(32·여)와 함께였다. 홍 씨는 애인과 함께 살려고 서울 강남에 단독주택을 짓고 있다고 했다. 누가 봐도 성공한 사업가의 모습이었다.

홍 씨는 A 교수에게 5개월여 동안 신뢰감을 준 뒤 “강원 평창군 땅(4950m²)을 제약회사 회장 부인한테 60억 원에 곧 팔 건데 7000만 원만 급히 빌려 달라”고 요구하고 남의 땅을 자신의 것인 양 속여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각종 거짓말로 1억9570만 원을 챙겼다. 2012년 4월에는 A 교수와 친분을 쌓는 동안 소개받은 이혼녀 강모 씨(53)에게 부동산 투자전문가 행세를 하며 9억6773만 원을 뜯어냈다. 홍 씨는 경찰에 신고하려는 강 씨에게 “내가 감옥 가면 당신 돈 평생 못 받는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홍 씨는 사기 친 돈으로 서울 강남 일대의 고가 아파트를 월세로 옮겨 다니며 호화롭게 살았다. 최근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로 이사한 그는 집 근처에서 지인들과 스크린골프를 치다 8일 체포됐다. 홍 씨는 13세 연하 애인에게 총각 행세를 했지만 실제로는 아내와 딸을 둔 가장이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홍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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