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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11일 총파업 출정식… 철도 이어 의료공백 예고

입력 | 2014-01-11 03:00:00

의협 “영리子法人, 민영화 수순”… 정부 “병원 경영난 타개 위한 것”
원격진료-수가 인상 폭도 이견… 의협 회장 “회장직 걸겠다” 배수진
대형병원 의사 등 파업참여 미지수




《 의사들의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1일부터 1박 2일 동안 서울 용산구 의사협회 회관에서 ‘의료제도 바로 세우기를 위한 전국의사 총파업 출정식’을 갖는다. 전국 의사단체 대표 약 500여 명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파업 일정은 출정식이 끝나는 12일 발표할 예정이지만 우선 평일 오후에 하루 반나절 휴진 투쟁을 진행하고 정부의 변화가 없을 경우 곧바로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  

비대위는 파업 철회 조건으로 △원격진료 철회 △영리자법인 허용 철회 △대통령 산하 의료제도개혁특위 설치 등을 내세웠다. 현재 정부가 비대위 요구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매우 낮아 어떤 방식으로든 진료 거부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파업이 시작돼도 초기엔 의료 공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업 확산의 열쇠를 쥔 대형병원 의사, 전공의들이 참여에 미온적이기 때문.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간호사 단체들도 원격진료, 영리자법인 등 정부의 의료산업 규제 완화 정책의 문제에 공감하지만 파업 참여는 여론을 지켜보면서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병원은 영리자법인 허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일반 개업의들은 반대하고 있다.

논란의 최대 쟁점은 의료민영화다. 의협은 영리자법인 허용이 영리병원의 전 단계로 사실상의 의료민영화 수순이라고 주장한다. 자법인이 영리사업에 집중하면서 모법인인 병원의 영리화도 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병원들이 자법인이 생산하는 의료기기, 의료제품을 독점으로 공급받으면 의료비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정부는 병원의 지배구조가 비영리법인 그대로이고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또한 현행 그대로 유지되므로 민영화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비영리법인이 자법인을 통해 부대사업을 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의료 공공성과 경영난 타개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의협은 이번 파업 투쟁을 계기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평균의 약 4분의 1에 머물고 있는 저수가 문제의 근본적인 개선까지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에 따르면 국내 원가보존율(진료 원가 대비 수가로 보전되는 비율)은 73.9%. 의사들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각종 검사 등 비급여 진료를 늘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한다. 방상혁 비대위 간사는 “정부가 저수가 기조를 유지하면서 의료비 부담은 환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건강보험공단은 11조 원의 누적 흑자를 내고 있는데, 근본적인 수가 개선은커녕 전시성 사업에 매몰돼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도 의협에 수가 인상 관련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상황이다. 하지만 고령화 속도가 가속화되면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높아 수가 인상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11일 의협의 파업 출정식이 임박했지만 아직 정부와 의료계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불미스러운 파업이 진행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환규 의협 회장은 “적당히 수가 인상을 받아내고 원격진료 영리자법인을 받아들이면서 타협할 생각은 없다”며 “의료계를 비정상적으로 만든 저수가 제도 개선 등 개혁에 실패하면 회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유근형 noel@donga.com·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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