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노다 前총리 언론 인터뷰서 막말… 佛외무, 신사참배 日 편드는 발언
미국과 프랑스 일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이해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참배를 옹호하는 일본의 전방위적 홍보전략이 먹혀드는 결과로 풀이된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교장관은 9일 파리에서 일본과 외교·국방장관(2+2)회의를 끝낸 뒤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 “(전몰자에 대한) 존숭(尊崇)의 뜻이나 국가의 기억이라는 미묘한 문제다. 먼저 역사학자가 다루고 다른 국가도 열린 형태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몰자 존숭’은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정당화할 때, ‘역사학자가 먼저 다룬다’는 말은 과거사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아베 총리가 쓰는 단골 표현. 그런 점에서 그의 발언은 일본의 주장을 크게 반영한 셈이다.
이에 비해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8일 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와 관련된 발언을 일절 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의 외교적 실패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73)은 프랑스에서 영화 ‘바람이 분다’의 상영을 앞두고 TV프로그램 전문잡지인 텔레라마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는 전쟁으로 가는 길을 여는 의도를 숨기는 위선자”라며 “일본군 성노예가 됐던 외국 여성들에게 사과하고 보상하라”고 요구했다고 일간 르몽드가 10일 전했다.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9일 보도된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신사 참배에 대해 “인류 양심의 마지노선을 넘었다. 일본 국내 문제를 넘어 과거 침략 역사를 미화하고 극동군사재판 법정의 정의로운 심판에 도전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전 일본 총리는 10일 보도된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외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며 의견을 구하자 “한국 톱(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유럽에 가 여학생처럼 ‘고자질 외교’로 일본을 비판하는 것과 똑같이 보인다”라고 답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어 그는 “고자질 외교는 서로 그만두는 편이 좋다”고 덧붙였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파리=전승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