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2년6개월 - 女 2년형 선고
PC방에서 인터넷 게임에 빠져 있는 동안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철없는 동거남녀에 대해 법원이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원범)는 10일 PC방에서 밤새 게임을 즐기다 자신들이 낳은 생후 15개월 된 여아를 충남 천안의 한 다가구주택 베란다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유기 치사 등)로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한 김모 씨(30)와 동거녀 고모 씨(23)에게 각각 징역 2년 6개월과 2년을 선고했다.
고 씨는 2012년 4월 10일 오후 10시 20분경 김 씨에게 아기를 맡겨 놓고 집 근처 PC방에 갔다. 김 씨 역시 20분 뒤 아기를 민소매 상의에 기저귀만 입힌 채 베란다에 두고 PC방으로 갔다. 김 씨는 4시간 40분 만인 다음 날 오전 3시 반경, 고 씨는 같은 날 오전 11시 20분경에야 귀가했다. 이들은 아이가 베란다에 엎드려 있는 것을 보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가 오후에야 저체온증으로 숨진 사실을 발견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동거 남녀는 PC방에 가면서 생후 15개월밖에 안 된 친딸을 추위에 방치했다. 딸이 숨진 뒤에도 농담을 주고받는 등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형량을 높인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고 씨에 대해서는 먼저 PC방에 가면서 김 씨가 딸을 베란다에 내놓는 것을 예견할 수 없었던 점 등을 감안해 김 씨보다는 6개월 낮은 형량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