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드 대통령은 10일 프랑스 연예 전문 주간지인 ‘클로저’의 폭로에 대해 사실 관계를 부인하지 않았다. 그 대신 “대통령에게도 사생활이 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대표도 “세금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면 모든 사람은 사생활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며 대통령을 옹호했다. 대부분의 프랑스 언론도 “정치와 상관없는, 성인 남녀 간의 개인적 관계”라며 보도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영국과 미국 언론은 관점이 180도 달랐다.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면에 가예의 사진을 싣는 등 대서특필했다. 더타임스도 ‘마이 위크: 프랑수아 올랑드’라는 제목으로 소설 형식의 칼럼 기사를 실었다. 올랑드 대통령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나야, 섹시하고, 더러운 개”라고 말한다는 자극적인 내용이다.
미국 CNN은 “프랑스 대통령의 연애 스캔들은 거꾸로 여론의 지지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보도했다. 독일 경제신문 한델스블라트는 “프랑스 정치인들이 대통령 염문설을 문제 삼지 않고 이구동성으로 ‘사생활’ 폭로를 비난하고 나선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도 “에드워드 스노든이 수없이 많은 사생활 침해 공격을 폭로하는 시대에, 프랑스 대통령도 사생활 존중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