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 동아일보DB
최근 다른 나라에서도 소치 올림픽에 출전할 대표 선수를 뽑기 위한 대회가 속속 열렸다. 이에 따라 소치 올림픽에서 김연아와 대결할 경쟁자들의 면면도 드러났다. 그들 중 몇몇은 210점이 넘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김연아의 적수가 되기에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 '점수 인플레' 속 고득점 속출
12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여자 싱글 우승은 그레이시 골드(18)가 차지했다.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139.57점을 받은 골드는 쇼트프로그램 점수(72.12점)를 합쳐 211.69점을 받았다. 2006년 새로운 채점제가 도입된 뒤 이 대회 여자 싱글에서 나온 최고 점수다. 하루 전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캐나다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여자 싱글에서는 케이틀린 오스먼드(19)가 207.24점으로 우승했다.
국가별 대회의 점수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자국 심판들이 선수들의 자신감을 북돋워주기 위해 점수를 후하게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피겨 전문가는 "각기 다른 장소에서 열린 대회 성적으로 선수들을 비교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어떻게 보면 각 나라 심판들의 기 싸움이나 신경전으로도 볼 수 있다. 다른 나라 상대 선수에게 부담을 주려는 의도로 자국 선수에게 높은 점수를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 김연아는 '넘을 수 없는 벽'
국내외 전문가들은 "김연아는 수준이 다른 스케이팅을 한다"고 평가한다. AP통신도 최근 "소치 올림픽에서 김연아를 위협할 만한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최근 열린 국가별 대회에서 골드와 아키코 등은 생애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다. 골드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큰 실수 없이 연거푸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성공시켰다. 아키코 역시 프리스케이팅에서 무결점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점프의 질과 표현력, 프로그램 완성도에서는 김연아가 월등히 앞선다. 한 ISU 국제심판은 "같은 점프를 성공시켰다고 해도 거리와 높이, 음악과의 조화 등에 따라 가산점이 달라진다. 다른 선수들의 점프가 '성공했구나'하는 느낌을 받는 정도라면 김연아의 점프는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연아의 몇몇 점프는 국제심판들이 받는 교육 때 만점을 줄 수 있는 예로 소개된다고 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