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검은 헬멧에 스쿠터를 타고 여배우 집을 찾아가 밀회(密會)를 즐겼다고 연예 주간지 ‘클로저’가 보도했다. 스쿠터를 타고 헬멧을 쓴 모습은 대통령이 아니라 바람둥이 중년 같다. 올랑드 대통령은 “대통령도 사생활을 지킬 권리가 있다”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 20년 전에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에게 숨겨둔 정부(情婦)와 혼외의 딸이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그때도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그래서 어쨌다는 것이냐”고 반문했고 별 문제없이 넘어갔다. 성문화에 개방적인 프랑스는 공직자의 연애 스캔들도 사생활로 봐준다.
▷공직자의 혼외자 문제에 우리 사회는 매우 엄격한 편이다.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은 30여 년 전 미혼이던 사무관 시절의 혼외자 문제로 국회에서 사과했다. 이명박 정부 때 한 인사는 청와대로부터 고위직을 맡아 달라는 제의가 오자 “혼외자가 있다”고 털어놓은 뒤 고사했다. 국회의 청문회와 인준 절차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그 자리에는 검증절차를 이미 두 차례나 거친 다른 고위직이 임명됐다.
최영훈 논설위원 tao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