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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전 3연패… 조한승 9단 전설이 되다

입력 | 2014-01-14 03:00:00

조훈현-이창호 등 역대 4명뿐
이세돌 9단과의 4국 흑 불계승




조한승 9단(오른쪽)이 13일 국수전 도전4국에서 이세돌 9단에게 이기면서 국수 3연패에 성공했다. 그는 “올해는 세계대회에서도 성적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한게임 제공

부드러운 기풍의 조한승 9단(32)이 국수전 3연패에 성공했다. 지난해까지 국수전 56기 역사상 3연패 이상을 한 기사는 조남철 9단(9연패) 김인 9단(6연패), 조훈현 9단(10연패·16회 우승), 이창호 9단(5연패·10회 우승) 등 4명뿐이다.

조한승은 13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4층 본선 대국실에서 열린 제57기 국수전 도전 5번기 제4국에서 도전자 이세돌 9단(31)에게 흑 261수 만에 불계승을 거둬 종합전적 3 대 1로 우승을 결정지었다. 이로써 조한승은 2011년 최철한 9단에게 국수위를 빼앗고 2012년 도전자로 올라온 최철한을 다시 물리친 데 이어 3연패에 성공했다.

조한승은 “3연패를 해 기쁘다. 이세돌 사범이 컨디션이 좋지 않아 이긴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한승의 바둑은 물 흐르듯 균형을 중시하는 기풍으로 유명하다. 강하게 부는 바람에는 물러서는 듯 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균형을 맞춰가는 바둑이다.

이날 대국에서도 그랬다. 흑을 쥔 조한승은 1-3-5 포진으로 탄탄하게 두어 가는가 싶더니 이내 두터운 세력 작전을 구사했다. 이세돌이 상변에 뛰어들었으나 두터움을 헐지 못했다. 이현욱 8단은 “조한승 9단이 초반 포석에서 우세를 점한 뒤 한번도 밀린 적이 없이 국면을 이끈 명국”이라고 평했다.

조한승은 지난해 슬럼프라 할 만큼 성적이 나빴으나 이번 국수전 도전기에서만큼은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대국마다 새로운 실험과 두터운 세력바둑을 들고 나왔다. 특히 2국에서는 대담한 진행으로 관심을 끌었다. 초반 7수째에 화점에 두 칸 높은 걸침으로 두는 등 크게 판을 짜 우위를 점했다.

조한승은 특히 1995년 입단 동기인 이세돌에게 강한 면모를 보여 왔다. 조한승은 2009년부터 최근까지 이세돌과의 전적에서는 6승 2패로 차이를 벌려 놓았다. 역대 전적에서는 17승 23패로 아직 이세돌이 앞선다. 이세돌은 국수전을 비롯해 6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기아자동차에서 후원하는 국수전 우승 상금은 4500만 원. 준우승은 1500만 원. 국수전 및 아마국수전 시상식은 24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열린다.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