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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훈련걱정 없는 일상 그 것만으로도 좋아”

입력 | 2014-01-16 07:00:00

‘피겨 여왕’ 김연아가 15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14소치동계올림픽 이후의 인생설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잠시 허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다. 태릉선추촌|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피겨여왕 김연아 소치 이후의 부푼 꿈

‘피겨 여왕’ 김연아(24·올댓스포츠)는 일곱 살에 스케이트화를 신은 이후로 줄곧 앞만 보고 쉼 없이 달려왔다. 선수로서 마지막 무대를, 가장 큰 대회인 2014소치동계올림픽으로 결정하고 멋진 피날레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연아는 “진짜, 진짜 마지막 무대”인 소치동계올림픽 이후를 누구보다 기다리고 있다. 은퇴 후 자신의 앞에 펼쳐질 새로운 삶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피겨 여왕’이라는 타이틀에 갇혀 ‘인간 김연아’의 삶은 포기한 채 살아왔다. 친구들과 맛있는 것도 먹으며 놀고 싶은 20대지만, 모든 것을 차단당한 채 훈련으로만 꽉 채워진 스케줄을 매일 같이 소화했다. “기쁜 것은 금메달을 땄을 때 잠깐이고, 이후는 똑같다. 힘든 훈련을 버텨내는 일상의 계속이다”고 푸념 섞인 얘기를 하는 것도 그래서다.

김연아는 15일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빙상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올림픽 이후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질문을 받자 “선수를 하다보면 훈련에만 집중돼 있는 삶을 살아야 하고, 먹는 것 등 제한적인 게 많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너무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해서 막상 은퇴를 하면 뭘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다음날 훈련 걱정 없이 일상을 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 뭐를 하고 싶다기보다 미래를 걱정하고 사는 일상에서 벗어나 가벼운 마음으로 살 수 있는 것, 그 자체로 시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힘든 훈련을 견디고, 부상을 참아내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긴장감을 누르고, 어깨를 짓누르는 부담감을 이겨온 삶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 물론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지만, 이제 짐을 홀가분하게 벗어던질 때도 됐다. 자격은 충분하다. 정상에 오르기 위해 최선을 다했기에, 김연아는 웃으며 마지막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태릉선수촌|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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