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당치도 않은 어린 시절의 꿈은 그렇다 치고 그 이후에도 사회에 나오기 전까지는 속으로 이러저러한 꿈을 꾸어 보곤 했다. 그러나 요즘 대학생들은 너무 일찍 현실과 직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 시대에는 4학년이 되어서야 취업 준비를 시작했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곧 취업 준비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만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심재설 사장에게서 “신입사원 시절에 훗날 이 회사의 사장이 되겠다는 꿈을 가졌다”는 말을 들었다. 특별한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지만 그 말이 내게 와 닿은 것은 나도 그분과 같은 해에 사회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나는 입사하면서 사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흐지부지 다니다 만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기업의 생존경쟁이 치열했던 시대를 거치면서 회사의 이름도 바뀌었고 계열사끼리 구조조정이 되는 과정도 겪었지만 그런 변화 속에서도 그분은 자신의 목표를 이룬 것이다. 더구나 사장이 된 후 회사가 크게 성장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개인의 꿈이 얼마나 큰 사회적 파급효과를 이룰 수 있는지를 실감한다.
꿈을 꾸지 않고 꿈을 이룰 순 없다. 당장의 현실에만 급급하여 먼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 꿈이 없는 사회는 얼마나 삭막하고 막막한가. 마치 하루 24시간 불을 밝히고 계속해서 알을 낳길 요구하는 양계장 같다. 새해에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신입사원들도 저마다 큰 포부를 갖고 출발했으면 좋겠다. 꿈이 풍성해야 미래도 풍성하다.
윤세영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