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PBS ‘비밀국가 북한’ 다큐 방영… 빈곤-인권유린 실태 집중조명 “채널A ‘이만갑’ 시청 금지했지만… 탈북가족 소식 궁금해 숨어서 봐”
미국 PBS가 많은 북한 주민들이 시청한다며 소개한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의 한 장면. 동아일보DB
카메라 기자가 북한의 굶주린 9세 꽃제비 소년에게 “나무를 패서 식량을 구하지 그러느냐”고 묻자 소년은 이렇게 말했다. 미국 공영방송 PBS의 뉴스 프로그램 ‘프런트라인’은 14일 북한의 빈곤과 인권 유린, 주민들이 김정은 체제에 반발하는 모습을 담은 심층 탐사 프로그램 ‘비밀국가 북한’을 1시간 동안 방송했다.
프로그램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 초점을 맞추며 “2011년 김정은이 집권했을 때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가지고 있던 정보는 11세 때 찍은 사진 한 장이 전부였을 정도로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고 밝혔다. 수미 테리 전 CIA 북한담당 분석가는 “북한은 정보 접근이 가장 어려운 ‘하드 타깃’ 국가로 분류된다”며 “CIA도 언론에 나온 김정은 기사를 통해 정보를 입수할 정도”라고 말했다.
미국 PBS가 많은 북한 주민들이 시청한다며 소개한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의 한 장면. 동아일보DB
방송은 그 사례로 젊은 탈북자들이 출연해 북한 실상을 전하는 동아일보 종편 ‘채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의 제작 과정과 출연진을 소개했다. 방송은 “북한에서 시청이 금지돼 있지만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라며 “탈북한 가족과 친구들이 한국에서 잘살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집에서 불을 끄고 외국 영화 DVD를 몰래 시청하는 북한 주민들을 보여주며 “요즘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외국 영화는 제임스 본드가 등장하는 ‘007 스카이폴’”이라고 소개했다.
주민들에게 비밀리에 카메라를 나눠 주고 북한 실상을 찍도록 한 이 프로그램에는 김정은 지도부에 반발하는 주민들의 모습도 생생히 담겼다. 김정은 생일에 동원돼 삼림작업에 나선 주민들이 “배고파 일을 할 수 없다”며 작업을 거부하는 모습, 바지를 입었다고 단속하는 군인에게 “네가 뭔데 잔소리를 하느냐”며 거칠게 항의하는 북한 여성들의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