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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게임 ‘애니팡2’ 이래도 되는건가요?

입력 | 2014-01-17 03:00:00


애니팡2

14일 출시된 국산 모바일 게임 ‘애니팡2’가 해외 유명 게임을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애니팡2는 2012년 출시 이후 3000만 회 이상 다운로드된 모바일 게임 애니팡의 후속작이다.

2010년 이정웅 임현수 박찬석 씨 등 3명의 대학생들이 만든 벤처기업 선데이토즈는 애니팡의 성공 덕분에 지난해 말 코스닥에 상장됐다. 애니팡2 역시 유료 아이템을 무료로 받는 사전 예약 행사에 신청자가 70만 명이 넘을 정도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애니팡2가 영국 게임사인 ‘킹’이 만들어 세계적으로 1억 회 이상 다운로드된 퍼즐게임 ‘캔디크러시 사가’와 진행 방식은 물론 핵심 아이디어까지 비슷하다는 사용 후기를 잇달아 남기고 있다. 16일까지 구글의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장터인 구글플레이에 올라온 6만여 개의 리뷰 대부분이 애니팡2에 대해 ‘짝퉁 게임’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애니팡2는 가까운 블록을 움직여 3개 이상의 같은 색을 만들면 터지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퍼즐 게임이다. 애니팡2와 캔디크러시 사가를 모두 해본 한 게임 전문가는 “애니팡2가 캔디 대신 동물 캐릭터를 쓴 것 빼고는 캔디크러시 사가와 다른 점을 찾기 힘들 정도”라며 “해외에서 어떻게 볼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캔디크러시 사가

이에 대해 선데이토즈 측은 16일 “법적으로 충분히 검토했지만 아무 문제 없다”고 밝혔다. 애니팡과 같은 퍼즐 게임의 진행 방식은 오랜 기간에 걸쳐 서로가 서로를 모방하며 발전했기 때문에 특정 회사가 저작권을 가질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번 애니팡2의 표절 논란은 국내 모바일 게임 유통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카카오의 책임론으로 확산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을 통해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 수익의 21%를 갖는다. 카카오는 자체 심사 기준에 따라 수많은 게임 가운데 출시할 게임을 고르는데 캔디크러시 사가 역시 카카오가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이다. 이 때문에 애니팡2의 모방 논란을 예상하고도 방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

카카오 측은 논란이 불거지자 15일 “표절 문제로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경우에는 해당 게임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지만 (애니팡2를 포함해) 이제껏 출시한 330여 개의 모바일 게임 가운데 그 정도로 심각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국산 모바일 게임의 모방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애니팡도 출시 초기 여타 퍼즐 게임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최단기간에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CJ E&M 넷마블의 ‘다함께 차차차’에 대해서도 일본의 유명 게임을 모방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국내 모 게임회사 대표는 “표절 논란이 자꾸 반복되면 한국은 모바일 게임 산업 분야에서 ‘표절 왕국’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1조 원에 달했지만 ‘앵그리 버드’나 ‘클래시 오브 클랜’처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게임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정호재 demian@donga.com·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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