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혜, 철도파업 한달도 안돼… 지역구 당협위원장 인선 거론 황우여, 崔언행에 선긋기는커녕… 미소 띠며 “돌봐달라는 얘기” 안팎 “공기업 개혁 논의는 않고…”
손영일·정치부
손영일·정치부
면담이 끝난 뒤 최 사장은 서둘러 모습을 감췄고 이후 대표실에서 나서는 황 대표에게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뜻밖에 황 대표의 입에서는 “자기(최 사장) 지역구 때문에…”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이어 “자기 지역구였으니까 정치 좀 하고 싶은데 돌봐 달라는 그런 얘기지”라고 말했다. 면담 이유가 코레일 문제가 아닌 최 사장의 정치 행보와 관련된 것이었음을 황 대표 스스로 밝힌 것이다.
공기업 사장이 여당 대표를 못 만날 이유는 없다. 굳이 부적절한 만남이라고 치부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만나서 논의한 내용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
황 대표와 최 사장이 어렵사리 마주 앉은 만큼 공기업 개혁과 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한 후속 대책을 꼼꼼히 논의하고 이를 공식 발표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어땠을까. 설령 최 사장이 먼저 자신의 정치적 문제를 꺼냈을지라도 황 대표는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어야 했다. 그게 국정 운영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집권 여당의 대표다운 태도가 아니었을까.
비단 황 대표뿐만이 아니다. 요즘 새누리당 지도부의 태도는 책임 있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가까이는 7월과 10월 재·보궐선거, 멀리는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전국 각지에선 당협위원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물밑 암투가 치열하다. 그런데도 새누리당 지도부는 내부 교통정리에 나서는 것은 고사하고 오히려 진흙탕 싸움에 스스로 깊이 발을 담그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는 황 대표를 비롯한 집권당 지도부의 모습을 보니 ‘웰빙 정당’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손영일·정치부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