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역사탐방 자원으로 추진전쟁코스에 일제 군사시설-진지동굴… 학살코스는 평화공원 다랑쉬굴 포함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지역에 남아있는 일제 격납고. 전쟁 참상과 대량학살의 아픔을 교훈으로 삼는 다크 투어리즘의 현장으로 활용한다. 동아일보DB
제주 역시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생긴 ‘제주 4·3사건’(1948∼1954년)과 일제 만행 등으로 수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아픔이 남아 있다. 4·3사건 현장 등을 둘러보는 탐방 행사가 가끔 열리고 있지만 대표적인 ‘다크 투어리즘’(잔혹한 참상이 발생한 역사적 장소나 현장을 둘러보는 여행)으로 불리기에는 체계가 미흡하다.
제주도는 4·3사건 유적지와 일제 전적지, 6·25 전적지 등을 유형별로 벨트화해 다크 투어리즘 관광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제주지역은 현대사의 비극인 4·3사건이 발생한 데다 일본군이 태평양전쟁 말기 제주를 최후의 결전지로 선정해 막대한 군사시설을 구축해 놓은 만큼 다크 투어리즘의 최적지로 꼽혀 왔다.
홀로코스트 유형은 4·3사건의 참상이 남아 있는 곳이다. 북촌 너븐숭이, 섯알오름 학살 터, 낙선동성을 비롯해 관덕정 앞 광장, 오라리 방화사건 유적지, 곤을동, 수악 주둔소, 목시물굴, 다랑쉬굴, 주정공장 터 등을 후보지로 정했다. 4·3의 역사적 참상을 추념하기 위해 2008년 조성된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은 추모탑, 추모비, 전시관 등이 세워져 다크 투어리즘의 핵심 장소가 된다.
제주도 오정훈 관광정책과장은 “다크 투어리즘을 유형별로 재구성한 자료를 바탕으로 역사적 교훈을 얻는 관광자원으로 활성화하는 전략을 수립하겠다”며 “관광코스를 재구성하고 홍보자료를 체계적으로 마련해 더 많은 관람객이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