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내 친구]
‘은행+증권’ 융합점포 뜬다 (동아일보 1월 7일 B2면)
Q. 최근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융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래를 결정지을 키워드로 ‘융합’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융합이란 무엇이며 앞으로 우리 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지고 올까요?
○ 융합(Convergence)이란
융합에 대한 의미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기능과 기능이 단순히 합쳐진 복합화(Package)부터 여러 제품과 서비스를 합쳐 전혀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퓨전(Fusion)에 이르기까지 기술 변화와 시대환경에 맞춰 변화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기존 산업의 기술과 제품, 서비스를 창의적으로 재조합해 새로운 가치와 시장을 창출하는 활동으로 융합을 정의하면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융합은 제품 간, 제품-서비스 간, 서비스 간 융합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 중입니다.
제품-서비스 간 융합의 사례는 아마존 킨들(Kindle) 등 전자책(e-Book)과 단일망을 이용해 TV와 인터넷, 전화 등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TV(IPTV)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서비스 간 융합의 경우 현재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정보통신과 의료를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질병 예방, 진단 사후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유헬스(U-Health·유비쿼터스 헬스케어)를 들 수 있습니다. 첨단 정보기술(IT) 인프라와 유비쿼터스 정보 서비스를 도시 공간에 융합해 도시의 제반 기능을 혁신시키는 유시티(U-City)도 융합 기술이 가져올 미래입니다.
반면 현행법이 융합 제품, 서비스 출시를 가로막은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앞서 예를 든 위그선도 현행법상 선박으로 분류되나 계류시설이나 관제시스템 등에 대한 기준이 없어 시장 출시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은나노 입자를 활용해 살균, 항균 효과가 탁월한 은나노 세탁기나 혈당 측정 및 투약 관리 등 의료 서비스가 가능한 헬스케어 휴대전화 ‘당뇨폰’도 개발에 성공했지만 관련 규정 미비로 상용화되지 못한 제품들입니다.
○ 융합이 대세가 된 이유
첫 번째 이유는 기업 간 경쟁 격화입니다. 기술이 범용(汎用)으로 사용되고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존 산업은 점차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융합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것입니다. 애플, 구글, 삼성 등 융합 선도기업들은 시장을 주도한 반면 전자 분야 일류기업이었던 노키아, 소니 등이 융합에 대한 대응 미흡으로 결국 시장경쟁력을 상실한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는 소비자 니즈의 다양화입니다. 소비자들은 융합 제품 및 서비스를 통해 편의뿐만 아니라 즐거움, 다양한 부가적 기능 등이 복합적으로 제공되기를 원합니다. 특히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소비자의 욕구 다양화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셋째는 기술의 혁신입니다. 새로운 융합 기술의 등장으로 이종 산업 간 제휴에 장벽이 사라지면서 기존에 생각지 못했던 다양한 융합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것입니다.
○ 올바른 융합시대 대처법
오랜 기간 산업융합 추세에 준비를 해 온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융합화에 대한 대비가 아직 미흡한 상황입니다.
이경재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그런 점에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한 “한국의 미래는 융합기술에 달려 있다”라는 충고는 가볍게 들리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의 이공계 인력 홀대나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육성 전략 부재를 놓고 볼 때 충고가 실현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하루빨리 융합시대를 대비한 장기 마스터플랜을 세워야 합니다. 무엇보다 융합의 기본은 경계를 허무는 일이므로 원활한 소통을 방해하는 제도적, 문화적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 힘을 모아야겠습니다.
이경재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