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 맞는 박한일 해양대 총장

박한일 한국해양대 총장(57·사진)은 17일 총장 접견실에서 본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개교 68년을 맞는 한국해양대의 역할을 이렇게 평가했다.
박 총장은 학내에서 ‘해결사’로 불린다. 2012년 3월 6대 총장으로 취임한 이후 제2캠퍼스 착공, 입학정원 증원, 해양클러스터 구축, 해양과학기술대학원 개교 등 한국해양대의 굵직한 숙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기 때문이다.
그는 우선 역점 사업으로 교육 인프라와 역량 강화를 들었다.
“지난해 9월 부산 동삼혁신지구(61만6000m² 규모) 안에 20년 숙원인 제2캠퍼스 조성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2017년 준공되면 그동안의 시설 부족 현상이 말끔히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3월 아시아 최초로 문을 연 해양과학기술대학원은 석사급 이상의 해양 전문 인력을 키워낼 요람입니다. 지난해 처음 14명, 올해 15명의 신입생을 받았는데 이들 중에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출신 우수 학생도 포함돼 있습니다. 과학기술 분야의 최고 대학원이 KAIST라면, 이 대학원을 해양수산 분야의 최고 대학원으로 만들겠습니다.”
한국해양대는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 전체 대학 중 최저 등록금, 부울경 4년제 대학 중 취업률 1위, 전국 4년제 국·공립대 중 1인당 장학금 수혜율 3위, 교육역량강화사업 6년 연속 선정 등을 기록하고 있다. 대학발전기금도 현금 53억 원 등 124억 원을 갖고 있다.
박 총장은 2012년부터 해양클러스터 기관장 협의회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해양클러스터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을 비롯해 국립해양박물관, 국립해양조사원 등 전국에 산재됐던 9개 해양 관련 기관을 동삼혁신지구에 모으는 프로젝트다.
한국해양대는 올해 해사대 입학정원이 30명 증원됐고 2015년엔 90명 증원이 예상된다. 전국 대학 정원이 대체로 감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올해와 내년의 정원 증원은 학교와 업계의 끈질긴 요구, 선주협회와 해양수산부, 정치권과 지역인사들이 함께 만들어낸 성과”라고 자평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일본은 해사 분야 인력 양성을 등한시해 한국 인력들이 선박 관리를 해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도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해사 관련 인력 양성에 보다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한국해양대의 글로벌화를 강조했다. 특히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한 한국해양대 교육 과정의 수출 등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그는 “외국 대학과의 교류협력, 외국인 유학생 유치 및 지원, 한국국제협력단 및 공적개발원조 사업 등을 통해 본교의 해기 교육을 수출하고 있다”며 “지난해 85명을 포함해 2010년 이후 242명을 해외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파견했다”고 말했다.
“국민이나 부산 시민들조차 바다에서 일한다고 하면 아직도 좀 낮춰보는 인식이 많습니다. 하지만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해양산업은 블루오션일 뿐 아니라 첨단산업의 집결지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해양대 등을 통한 해양 관련 인력 양성으로 바다를 우리의 또 다른 영토와 산업기지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약력
△1957년 출생
△1981년 한국해양대 기관학과 졸업
△1988년 서울대 대학원 해양학과 석사
△1992년 영국 런던대(UCL) 대학원 해양공학 박사
△1987∼2012년 한국해양대 교수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