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민심 의식, 신속한 수습 의지… 금융당국 책임자 문책 가능성
스위스를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사상 초유의 신용카드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엄중한 책임자 처벌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20일 오후(현지 시간) 관계 장관들에게 “신용정보 유출 경로를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엄하게 묻고, 근본적이고 구체적으로 문제를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설 연휴를 앞둔 시점에 발생한 초대형 금융사고에 대한 초동 대응에 실패할 경우 비난의 화살이 정부로 쏟아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다. 4개월 정도 남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심의 반감을 부를 수 있는 상황은 어떻게든 막겠다는 뜻도 담겼다. 대통령이 내린 ‘유출 경로 조사, 책임자 문책,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라는 지침은 스위스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23일까지 가닥을 잡아야 하는 수습의 기본적인 방향이다.
이번 설 연휴는 6·4지방선거를 앞둔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 온 가족이 모이는 설 차례상 앞에서 개인정보 유출 이슈가 어떻게 정리될지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2차 피해까지 터진다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해당 금융사에 책임을 묻고 2월 임시국회에서 재발 방지를 위해 개인정보 관련 법안을 대폭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베른=이재명 egija@donga.com / 동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