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신문과 놀자!/고희정 작가의 과학 돋보기]철새들은 왜 V자로 날아갈까요?

입력 | 2014-01-22 03:00:00

‘겨울 손님’ 철새의 비밀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글: 고희정 그림: 서용남 가나출판사

이맘때면 하늘 높이 V자 모양을 그리며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철새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주로 들판이나 저수지, 강 유역에 철새가 많이 날아오는데요. 지난주부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다시 발생했고 그 원인이 철새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떠들썩합니다. 동아일보 20일자 A10면에도 ‘AI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오늘은 새가 하늘을 나는 원리와 철새들이 매년 같은 곳을 찾아오는 비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조류란?


새, 즉 조류는 등뼈가 있는 척추동물로 날개가 있고, 몸이 깃털로 덮여 있는 동물을 말합니다. 또 딱딱한 부리가 손을 대신하는 역할을 하고 비늘로 덮인 다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알을 낳아 기르는데, 알은 딱딱한 껍데기에 싸여 있죠.

새는 대부분 뼈가 가볍고 가슴근육이 몸무게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발달되어 있습니다. 또 방광이 없어서 노폐물을 곧 배설해 버리기 때문에 몸을 가볍게 할 수 있고, 무거운 이빨과 턱 대신 속이 비고 가벼운 부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벼운 몸을 가졌기 때문에 새는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새가 하늘을 나는 데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날개입니다. 날개는 앞다리가 변형된 것으로 깃털이 붙어있는데, 저마다 독특한 색깔과 모양의 깃털을 가지고 있습니다. 깃털의 구조와 크기는 새의 생활 형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 새가 날 수 있는 이유는?


새가 날 수 있는 이유는 몸이 가볍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날개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날개의 깃털을 잘 살펴보면, 구부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날개가 공기 사이를 움직일 때 위쪽의 구부러진 표면의 공기는 날개 아래쪽의 공기보다 빠르게 흐르게 됩니다. 결국 날개 위아래에 공기의 속도 차이가 생기면서 날개가 위로 들어 올려지는 거죠.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 바로 비행기의 날개입니다.

○ 철새란?


철새는 번식지와 월동지를 오가는 조류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내고 봄에 추운 북쪽으로 날아가는 새들을 ‘겨울 철새’라고 합니다. 기러기 고니 독수리 두루미 등이 있습니다. 반대로 여름에 우리나라에 머물다가 겨울에 떠나는 새들을 ‘여름 철새’라고 하는데 물총새 백로 꾀꼬리 뻐꾸기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철새들은 어떻게 언제 떠나야 하는지, 또 언제 돌아와야 하는지를 아는 걸까요?

과학자들은 새의 몸속에 특수한 생물시계가 있기 때문에 그 시계에 따라 새들이 움직인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럼 철새는 어떻게 수천 km 떨어진 곳을 매번 찾아오는 걸까요? 이것 역시 아직 정확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태양이나 별의 위치를 보고 목적지를 찾아간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 철새들이 V자로 비행하는 원리는?

최근 영국 왕립수의대의 스티븐 포르투갈 박사팀은 철새들이 V자로 비행하는 원리를 처음으로 밝혀냈습니다. 철새들이 혼자 날 때보다 V자로 날 때 에너지 소모가 줄어든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어떤 원리를 이용하는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포르투갈 박사팀은 오스트리아 빈의 동물원에서 나는 법을 배우고 있는 어린 붉은볼따오기 14마리의 몸에 위치와 날갯짓의 각도, 속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달았습니다. 그리고 소형 비행기를 타고 새와 함께 날며 새들의 비행 대형 속의 위치와 속도, 날갯짓 횟수 등을 기록하고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맨 앞 대장이 날갯짓을 하는 순간 공기가 소용돌이치며 몸통 바로 뒤에는 하강기류가, 날개 양옆에는 상승기류가 일어납니다. 이때 뒤따르는 새들이 날개 양쪽으로 서는 V자 비행을 하면 앞선 새가 만드는 하강기류를 피해 상승기류를 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상승기류에서 날갯짓을 하다 보면 더욱 쉽게 날 수 있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겁니다.

○ 철새가 조류인플루엔자(AI)의 원인?

그런데 겨울이면 반기던 철새가 최근에는 별로 환영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바로 얼마 전 전북 고창과 부안에 AI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고창과 부안의 오리농장과 불과 5k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고창의 동림저수지에서 100마리에 가까운 철새가 떼죽음을 당한 것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는데요.

2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림저수지에서 수거한 철새 사체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고창과 부안의 오리농장에서 발생한 AI(H5N8형)와 같은 것으로 확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AI가 철새(가창오리)로부터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된다는 것인데요. 철새가 이동하는 모든 경로에 전염병이 번질 염려가 높아짐에 따라 방역뿐 아니라 철새 관찰하기, 먹이 주기 행사 등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AI에 걸리면 열을 동반한 기침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몸이 오삭오삭 떨리고 근육통도 나타나 감기, 독감과 비슷합니다. AI에는 여러 유형이 있지만 이번에 국내에서 발생한 H5N8형은 아직 인체에 감염된 기록이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을 위해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비누로 손을 씻고 양치질을 자주 하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고희정 작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