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바둑영웅, 26일 中 10번기 첫 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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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은 韓中 라이벌 이세돌 9단(왼쪽)과 구리 9단이 지난해 11월 10번기가 확정된 뒤 선전을 다짐하며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 이세돌은 “그를 만나면 설레고 기쁘다”고, 구리는 “이세돌과는 60세까지 100판을 두고 싶다”고 말한다. 한국기원 제공
두 기사의 첫 대결은 2004년 6월 구이저우(貴州) 성에서 열린 갑조리그에서다. 당시 이세돌은 후지쓰배 2연패와 LG배 등 세계대회에서 3승을 거뒀고, 구리는 천원전 2연패에 중국 랭킹 1위. 갑조리그에 처음 진출한 이세돌은 2패를 당한 뒤 구리와 만났다. 결과는 이세돌의 패배.
둘은 그해 11월 삼성화재배 준결승전 3번기에서 재회했다. 1국에서 이세돌이 이겨 빚을 갚았다. 2국은 구리가, 3국은 이세돌이 이겼다. 종합전적 2-1로 이세돌이 결승에 진출했다. 구리는 그때까지 3번기 승부에서 9차례 연속 이겼지만 이세돌에게 꺾였다. 구리는 그날 저녁 어두운 방에서 몇 시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그해 이세돌은 삼성화재배에서도 우승했다.
이세돌은 2012년 삼성화재배 결승전에서 “(구리를 만나면) 이기고 싶다기보다는 설레고 기쁘다”고, 구리는 “이세돌과는 60세까지, 100판 정도 바둑을 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둘은 큰 승부를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세돌은 최근 부진하지만 올해 다시 부상할 것으로 팬들은 믿고 있다.
:: 10번기 ::
1739년 청나라 국수인 범서병(范西屛), 시양하(施襄夏)가 둔 절강(浙江) 성 당호십국(當湖十局)이 오래된 기록이다. 결과는 5-5. 근대의 10번기는 1939년 우칭위안(吳淸源)-기타니 미노루(木谷實) 간 가마쿠라(鎌倉) 10번기가 그 시작이다. 승패가 4승 이상 나면 치수를 고치는 승부였다. 이후 우칭위안은 1958년 다카가와 가쿠(高川格)까지 열 번 10번기를 뒀다. 우칭위안은 대부분 승리해 기성(棋聖)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