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엄마 “내가 잘못치료 아이 고통”… 8세 딸 숨지게 한뒤 자신도 목숨 끊어
30대 주부가 아토피 증상으로 고통 받던 8세 딸을 숨지게 한 뒤 자신도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따르면 20일 오후 5시 50분경 부산 사상구의 한 주택에서 주부 A 씨(33)가 딸을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A 씨는 딸이 3세 때부터 몸에 아토피 증상을 보여 유명하다는 병원들을 찾아다녔다. 5개월 전부터는 아토피 염증과 통증을 줄여주는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딸에게 발랐다. 하지만 증세가 나아지지 않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 씨 가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사건 하루 전인 19일 시어머니에게 “나 때문에 태어난 아이가 고통 받는 것 같아 괴롭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유서에서 “딸이 연고를 많이 발라 쿠싱증후군에 걸린 것 같다. 후유증이 겁난다. 나의 무식함이 아이를 망쳐 버렸다”고 자책했다. 쿠싱증후군은 부신 피질에 종양이 생기는 증상으로 골다공증이나 근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사망하기도 한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