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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의 비극

입력 | 2014-01-22 03:00:00

30대 엄마 “내가 잘못치료 아이 고통”… 8세 딸 숨지게 한뒤 자신도 목숨 끊어




30대 주부가 아토피 증상으로 고통 받던 8세 딸을 숨지게 한 뒤 자신도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따르면 20일 오후 5시 50분경 부산 사상구의 한 주택에서 주부 A 씨(33)가 딸을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A 씨는 딸이 3세 때부터 몸에 아토피 증상을 보여 유명하다는 병원들을 찾아다녔다. 5개월 전부터는 아토피 염증과 통증을 줄여주는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딸에게 발랐다. 하지만 증세가 나아지지 않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 씨 가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사건 하루 전인 19일 시어머니에게 “나 때문에 태어난 아이가 고통 받는 것 같아 괴롭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유서에서 “딸이 연고를 많이 발라 쿠싱증후군에 걸린 것 같다. 후유증이 겁난다. 나의 무식함이 아이를 망쳐 버렸다”고 자책했다. 쿠싱증후군은 부신 피질에 종양이 생기는 증상으로 골다공증이나 근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사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쿠싱증후군은 스테로이드 주사나 알약을 투여할 때 생길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흡수가 적은 스테로이드제 연고로는 생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필성 미드림필피부과 원장은 “스테로이드 연고는 부작용이 있지만 사용을 중단하면 호르몬 분비 등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건조한 겨울철일수록 피부를 긁어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보습에 신경을 쓰면 된다”고 조언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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