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운영 최적화 전담… OPI본부 확대 개편
14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 28층 SK이노베이션 ‘OPI & 애널리틱스 랩’ 사무실에서 파람로즈 엔지니어 부장(왼쪽)과 권기상 수석연구원이 비용 절감을 위한 수학 모델을 논의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은 업무 효율성 전담 부서인 옵티마이제이션(OPI)본부와 경영전략 부서인 비즈니스 이노베이션본부를 올해 1월 1일자로 통합했다고 22일 밝혔다. 새 통합본부 명칭은 비즈니스 이노베이션본부다. 재무본부 아래에 있던 성과관리실도 이곳으로 통합됐다. 본부장은 지난해까지 OPI본부를 이끌어 온 송진화 전무가 맡았다.
○ ‘최적화’를 기업 핵심 가치로
OPI본부가 수행한 대표적인 최적화 사업은 ‘페가수스(PEGASUS)’ 개발이었다. 페가수스는 수천, 수만 가지에 이르는 휘발유 배합비를 가장 경제적으로 결정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설비 조건, 도입된 원유의 성질, 휘발유 판매 규격, 재고 현황, 생산 계획, 출하 계획 등 무수한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년 이상의 개발 기간을 거쳐 지난해 3월 울산 정유공장에 처음 적용한 페가수스로 연간 150억 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가 생길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미국 엑손모빌이나 브라질 페트로브라스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최적화 기법을 생산 현장 및 조직 운영에 활용해 왔다. SK이노베이션도 2009년 엑손모빌 출신인 구 부회장이 부임한 뒤 이 부분에 집중 투자해 왔다.
○ 비용 줄이고 생산성도 높여
SK이노베이션은 비즈니스 이노베이션본부 안에 ‘OPI & 애널리틱스 랩’이라는 연구 조직을 두고 있다. 뉴질랜드 출신인 파람로즈 엔지니어 부장(35·2011년 말 입사)과 권기상 수석연구원(37·2012년 초 입사)이 소속돼 있다. 둘 다 미국 조지아공대 박사 출신의 수학자다.
수학적 모델은 직원들이 일상적으로 진행하는 업무에 쏟는 시간을 줄이는 대신 다른 창조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게 하는 만큼 간접적인 비용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예전에는 전기, 물, 종이 아끼기가 비용 절감의 대명사였지만 이제는 수학적 모델을 활용해 비용도 줄이고 생산성도 높이게 된 것”이라며 “실제 성공 사례가 잇따르면서 각 부서에서 앞 다퉈 OPI본부에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