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재·산업부
원래 이날 대한상의는 ‘기업의 지방 투자 저해 요인과 개선 과제 조사 결과’와 ‘최근 엔저 이후 한일 수출 동향과 대응 과제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었습니다. 대한상의가 예고했던 자료 발표를 연기한 건 이번 주에만 세 번째입니다. 20일 내려던 ‘대한상의 3대 취업자격증 1년 새 수험생 12% 급증’도 뚜렷한 이유 없이 연기됐습니다. 이번 주 예고한 보도자료 중 간단한 일정 하나를 빼고는 모두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 겁니다.
알고 보니 보도자료 발표를 막은 이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었습니다. 박 회장은 지난해 8월 취임한 이후 배포 전에 보도자료를 모두 챙겨 본다고 합니다. 직원들은 회장실에 보도자료와 함께 △자료의 근거가 되는 보고서 △자료를 발표해야 하는 이유 등을 함께 제출하고 있습니다.
자료를 올렸다 회장에게 퇴짜를 맞은 부서들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허니문 기간이 끝나고 박 회장의 본격적인 군기 잡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박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대한상의의 조사, 분석, 대안 제시 등의 역량에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한상의의 역량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길 기대해 봅니다.
장원재·산업부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