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性역할 지나치게 강조하면… 다양한 재능 개발하는데 장애물남성적-여성적 가치 균형 이룰때… 창의성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어
말띠 여성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부터 흘러들어 온 근거 없는 속설이라고 한다. 민속학자는 물론 많은 역술인들도 말띠 여성에 대한 편견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진 현대사회에선 생동감 넘치고 활동적인 기운을 타고난 말띠 여성들이 오히려 경쟁력 있다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대표적 페미니스트로 꼽히는 영국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1882년생), ‘무티(Mutti·‘엄마’를 뜻하는 독일어) 리더십’으로 주목받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1954년생), ‘빙판 위의 여제’로 불리는 김연아 선수(1990년생) 모두 말띠 해에 태어났다.
말띠 여성은 팔자가 세다는 식의 사고방식 근저에는 어느 한쪽의 성별이 다른 쪽 성별보다 우세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하지만 일찍이 영국의 시인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가 말했듯이 “위대한 마음은 양성적”이다. 더욱이 21세기는 창의성이 중시되는 시대다.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여성적 특성과 남성적 특질 간 균형을 이룬 양성성의 가치다.
토런스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사물을 이리저리 조작해 보고 새로운 것을 탐구하는 어린이들의 성향이 창의성의 기초가 된다고 보고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실험을 했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간호사 구급상자, 소방차 완구 등의 장난감을 나눠준 후 그것들을 더욱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아이디어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요청했다. 대부분 남자아이들은 소방차 완구에는 관심을 보였지만 간호사 놀이세트에 대해선 “나는 남자니까 이런 것들을 가지고 놀지 않아요!”라며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창의성이 높은 남자아이들은 이를 의사 놀이세트로 바꿔놓고는 요리조리 만져보면서 여러 가지 개선점을 생각해 냈다. 토런스는 이런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교육 과정에서 성(性)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많은 재능, 특히 창의적 재능을 개발하는 데 심각한 장애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남자에겐 감수성을, 여자에겐 독립심을 북돋워 양성성의 균형을 맞춰 갈 때 창의적 인재가 될 수 있다는 게 토런스의 연구가 시사하는 바다.
이방실 기업가정신센터장
과거보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부쩍 늘었고 대한민국도 여성 대통령을 맞이했지만 아직도 많은 조직은 남성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창의성이 중시되는 시대에 기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개인과 조직 차원을 막론하고 여성적 특징을 계발하고 여성들의 활동을 더욱 장려하는 양성적 사고방식과 리더십이 필요하다. “인간은 남성적 여성이거나 여성적 남성이어야 한다… 창조적 예술이 이뤄지려면 먼저 마음속에서 여성성과 남성성이 협력해야 한다”는 버지니아 울프의 외침은 비단 예술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다.
이방실 기업가정신센터장 smi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