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영 교수팀 1만796명 분석
위암발병 주범으로 알려진 균 “식생활 습관-위생상태 개선 덕”
“앞으로 10년 이후엔 위암이 후순위로 확 밀릴 겁니다.”
지난 13년(1998∼2011년)간 한국인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률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을 유발하는 주요 인자인 이 균의 감염률 하락에 따라 국내 남성 암 발병률 1위(전체는 2위)인 위암 발병률도 함께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22일 발표한 ‘13년간 한국인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률 및 위험요소’ 논문에 따르면 1998년 66.9%에 이르던 한국인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률은 2011년 54.4%로 12.5%포인트나 감소했다. 2011년도 건강검진을 받은 16세 이상 1만796명을 대상으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여부를 파악해 이전 통계와 비교한 결과다.
연구진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률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위생상태의 개선을 꼽았다. 지난 13년간 생활공간의 위생이 크게 개선돼 이 균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 자체를 줄였다. 이 균은 같이 국 떠먹기, 밥 씹어서 먹이기와 같은 ‘구강 대 구강’ 또는 오염된 물과 식품을 통해 전염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자 감소는 위암 발병률을 낮추는 데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균은 위암의 전 단계인 만성표재성위염,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등을 일으키는 제1 요인으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전체 위암 환자의 95% 이상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철호 irontiger@donga.com·최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