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집행금 7100억… 이자 178억 추정
최근 타결된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그동안 쌓아 둔 분담금 은행 계좌에서 이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처음 인정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이 이자소득에 세금을 부과하기 위한 법적 검토에 들어갔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의 미집행금 이자에 대한 문제 제기가 예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미국 측은 ‘미집행금은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계좌에 입금돼 있다’며 이자의 존재 자체를 부인해 왔는데 이번에 처음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들은 “이번 9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그동안 미집행금을 은행에 예치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자 수익이 발생했다는 점을 (처음) 인정했다”고 말했다.
미군은 한국 정부에서 받은 방위비 분담금을 주한미군 부대에 있는 ‘커뮤니티뱅크’에 예치한다. 이 돈은 규모가 더 큰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서울지점 등 시중은행에 재예치됐다. 이자(수익)는 이 재예치금을 운용하면서 발생했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분담금 미집행금은 7100억 원. 초단기인 콜금리(2.5%)를 적용해도 연간 178억 원의 이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돈에 12%의 소득세율을 적용하면 연간 세금은 21억 원이 된다.
조숭호 shcho@donga.com·문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