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여유만만'
영화배우 문숙(60)이 고(故) 이만희 감독(1931년 10월6일~1975년 4월13일)이 세상을 떠나고 겪었던 심적 고통에 대해 입을 열었다.
40년 만에 고국을 찾은 문숙은 23일 오전 방송된 KBS '여유만만'에 출연해, 23살 연상이었던 이만희 감독과의 러브스토리 등에 대해 말했다.
문숙은 이만희 감독이 사망한 후 몸이 많이 아팠다고 밝혔다. 문숙은 "운전을 못 할 정도로 눈이 안 보이고 24시간 동안 누워있었다"며 "미국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했지만 이만희 감독에 대한 그리움은 남아있었다"고 전했다.
문숙은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겹쳤다. 우울증약을 끊는 게 잘 안되더라. 방법을 찾아야 했는데 어디 있는지 몰랐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문숙은 "그때 내가 깨달은 건 남이 날 도와줄 수 없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러다 죽나 보다 생각했다. 그러다 주변에서 명상과 요가로 치료했다"고 밝혔다.
이만희 감독의 유작 '삼포 가는 길'의 여주인공이었던 문숙은 이 감독과 불꽃같은 사랑을 나누고 결혼했다. 문숙은 이 감독과 영화 '태양 닮은 소녀'(1974), '삼각의 함정'(1974), '삼포 가는 길'(1975)을 만들었다. 한국연극영화상 신인배우상과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문숙은 이 감독이 '삼포 가는 길'의 촬영 직후 45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배우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미국에서 결혼한 그는 현재는 하와이에서 자연 치유식과 요가를 하며 새 삶을 살고 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