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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권력재편 앞두고 주가 뛰는 ‘친박 블루칩’

입력 | 2014-01-25 03:00:00

[정국 풍향계, 이들]⑤최경환 vs 이완구




‘친박(친박근혜) 블루칩.’

여권에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3선)와 이완구 의원(3선)을 일컫는 말이다. 주식시장에서 ‘블루칩’은 건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성장세가 점쳐지는 우량주를 뜻한다. 최 원내대표와 이 의원에게는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의 두터운 신뢰가 정치적 자산. 아직은 당 간판이 되기엔 ‘2%’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정치적 발전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들의 행보는 신중한 편이다. 최근 김무성 이인제 의원이 잇달아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고 서청원 의원도 설 연휴 이후 본격 행보에 나설 태세이지만 최 원내대표와 이 의원은 목소리를 아끼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정신이 필요하다며 몸을 낮추는 형국.

최 원내대표는 누구보다 박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읽고 당청 관계를 원활히 끌고 갈 수 있다.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종합상황실장을, 2012년 대선 경선 때 총괄본부장과 후보비서실장을 맡아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대통령의 ‘예스맨’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을 움직일 수 있는 몇 안 되는 ‘실세’ 중 한 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 원내대표는 24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당장은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당권 경쟁이 가열되면 선거 전에 당이 분열될 수 있기 때문에 언급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당장은 당권 도전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원내대표의 당권 도전설은 꾸준히 거론된다. 경쟁력도 충분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 집권 초기 ‘관리형 대표’가 필요한 시점이어서 청와대가 서청원 김무성 의원의 동반 불출마를 설득하면 최 원내대표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완구 의원은 여권 핵심부에서 ‘믿을 만한 충청권 주자’라는 인식이 강하다. 2009년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며 충남도지사직을 던져 세종시 원안 고수에 승부를 건 박 대통령의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가 있다.

실제로 여권 핵심 일각에서는 충남 부여-청양이 지역구인 이 의원을 당 서열 2위인 원내대표로 내세워 ‘충청도 선거대책위원장’ 체제로 선거를 치르자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이 유력한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추진을 위해선 청와대와 신뢰관계를 유지하면서 야당과도 소통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런 점에서 ‘이완구 원내대표’는 검토할 만한 카드”라고 말했다.

이 의원도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대전시장 세종시장 충남·북 지사 네 자리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충청 출신이 서울 경기 인천 유권자의 20∼40%를 차지하는 만큼 충청권 표심을 얻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첫 공직생활을 경제기획원에서 시작한 두 사람은 지금까지 친박 진영에서 대구 경북 지역과 충청권 민심을 각각 지탱하는 ‘협력적 보완관계’를 유지해 왔다. 최 원내대표는 이 의원의 ‘열정’과 ‘결단력’을, 이 의원은 최 원내대표의 ‘정직함’과 ‘치밀한 업무수행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현 정부 임기 중반 이후 차기 지도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라이벌 관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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