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 “사건번호 알 수 있을까요”경찰관 “같이 한번 필드에 나가자”“사건번호는…” 수사상황 알려줘
연예인 에이미(32)의 성형을 맡았다가 전모 검사(37·구속)의 협박을 받은 최모 성형외과 원장(43)과 최 원장의 성폭행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이 유착관계였음을 뒷받침하는 문자메시지 내용이 26일 공개됐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최 원장과 김모 경사는 최 원장의 병원이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던 2012년 12월부터 연락을 주고받았다. 최 원장은 김 경사에게 “오늘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자를 보냈고 김 경사는 “불편하게 하지 않았나 미안하네요. 사건 마무리되면 한번 뵙죠”라고 답장을 보냈다.
두 사람은 그해 12월 21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호형호제하기 시작했다. 이후 같은 달 26일 최 원장은 “혹시 제 사건번호 알 수 있을까요? 아는 분이 검찰 쪽에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봐 준다고 해서요”라고 문자를 보내며 김 경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날 김 경사는 “내년엔 골프 연습해서 같이 한번 필드에 나가자”고 했고 최 원장은 “네. 골프 진짜 해야겠어요”라고 답했다.
김 경사는 이후 ‘성폭력 전담팀’으로 옮겨 지난해 10월 병원 여직원 김모 씨(35)가 최 원장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맡게 됐다. 경찰은 김 씨가 수사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는 진정서를 내자 담당 경찰관을 교체한 뒤 최 원장과 김 경사의 관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