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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영남까지 덮치나

입력 | 2014-01-29 03:00:00

경남 우포늪 철새 배설물에 AI 바이러스
고병원성 판명땐 사실상 ‘전국화’… 정부 “귀성객 농장방문 자제를”
충북 진천 확인… 화성 의심 신고




《 생태습지로 유명한 경남 창녕군 우포늪의 철새 배설물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AI 청정지대였던 충북에서 11년 만에 AI 발생이 확인됐고, 경기와 전남, 전북에서 AI 의심 신고가 잇달아 들어오는 등 AI 확산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경상남도는 최근 우포늪에서 채취한 철새 배설물을 1차 검사한 결과 AI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와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고 28일 밝혔다. 고병원성 여부 검사 결과는 2월 5일에 나온다. 경남도는 우포늪 인근의 닭 오리 농장에 긴급 방역을 실시하고 우포늪생태관을 임시 휴관하기로 했다. 》

우포늪에서 발견된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확인될 경우 서해안 일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던 AI가 영남권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방역당국은 AI의 경남 확산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태도다. 최근 낙동강 하구인 부산 사하구 을숙도에서 채취한 철새 배설물에서도 1차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정밀 검사에선 음성 반응이 나왔기 때문이다.

또 이날 경기 화성시에서 종계농장의 AI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이 농장에서 15km 떨어진 화성시 시화호의 철새 배설물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된 지 3일 만이다. 방역 당국은 수도권에 AI가 확산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서울대공원은 AI가 수도권에 확산될 것을 대비해 30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동물원을 임시 휴장하기로 했다.

27일 AI 의심 신고를 했던 충북 진천군 이월면의 씨오리 농가에서도 28일 AI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충북에서 AI가 확인된 것은 2003년 이후 11년 만이다. 이날 전남 나주시 세지면과 충남 천안시 직산읍 씨오리 농장에서는 고병원성인 H5N8형 AI가 확인됐고, 전남 영암군 덕진면의 씨오리 농장과 전북 부안군 종계농장에서는 AI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농림축산식품부 AI 역학조사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어 올해 발생한 AI는 철새로 인해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에 발견된 H5N8형 AI 바이러스는 그동안 국내에서 한 번도 검출되지 않았고, AI 발생지가 겨울 철새 도래지인 서해안에 몰려 있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설 연휴 기간 닭 오리 농장이나 철새 도래지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유영 abc@donga.com   

최고야 기자

창녕=강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