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고시’라 불리는 삼성의 대졸 공채에 매년 20만 명이 몰린다.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는 비판이 나오자 삼성은 새로운 채용제도를 마련했다. ‘열린 채용’을 내걸었는데 대학별 할당 인원이 알려지면서 모두가 불만을 터뜨렸다. 지방대보다 적은 30명을 배정받은 이화여대는 ‘여성 차별’이라고 항의했다. 서울대보다 5명 많은 성균관대만 몰래 웃었을까? 그렇지만 성균관대가 서울대보다는 5명, 고려대 연세대보다는 15명 많은데 굳이 이렇게 논란을 부를 일을 왜 했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기업이 인재를 어떻게 뽑느냐는 정부나 시민사회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 뛰어난 인재를 뽑아서 어떻게 써먹느냐에 기업의 사활이 걸려 있다. 다른 기업에서도 사원 선발이나 인사에서 대주주의 고향 쪽 대학을 우대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삼성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워낙 크다 보니 이런 현상이 생긴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삼성으로선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삼성의 그룹 최고사령부인 미래전략실이 그제와 어제 연달아 회의를 한 모습에서 이런 고민이 엿보인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