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격려 전화… 홈피엔 댓글 쇄도, 학교측 “예상한 일… 철회계획 없어”
부산 부성고가 전국 고교 가운데 유일하게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사실이 29일 알려지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부성고는 27일 학교운영위원회를 열고 교학사 교과서를 최종 채택했으며 28일 출판사에 교과서를 주문했다.
부성고에는 29일 이른 아침부터 항의 또는 격려 전화가 빗발쳤다. 부성고 관계자는 “하루 종일 교장실 교무실 행정실을 가리지 않고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리고 있다”며 “다짜고짜 욕을 하며 채택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학교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격려 전화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 홈페이지는 오전에만 3만 명 이상이 방문해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자유게시판에는 이날 하루 200여 개가 넘는 글이 올라왔다. ‘학교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부성고의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응원한다’ ‘학부모로서 마음이 놓인다’라는 찬성 글도 일부 있지만 학교를 비난하는 글이 주를 이루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미쳐 돌아가는 학교’ ‘매국노 학교’라는 원색적 비난이나 ‘부성고 학생들은 역사 시간에 엎드려 자는 것이 낫다’ ‘학생들이 나서서 반대해야 한다’는 식의 글들이다.
올해 한국사 교과서를 선정한 고교 가운데 교학사 교과서를 복수 채택한 학교는 한 곳(서울디지텍고) 있지만, 단독 채택은 부성고가 유일하다. 앞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기로 했던 파주 한민고(3월 개교 예정)는 한국사를 2학년 과정으로 바꿔 올해는 한국사 교과서를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부성고는 12대 국회의원을 지낸 미스코리아 출신 방송인 한성주의 아버지 한효섭 씨가 1970년 설립한 사립고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