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내 초중고 이색졸업식 확산
강원 강릉 포남초등학교의 지난해 졸업식에서 재학생들이 졸업생을 위한 축하 연주를 펼치고 있다. 포남초교는 지난해 졸업식부터 공연이 어우러진 이색 졸업식을 열어 좋은반응을 얻고 있다. 포남초등학교 제공
○ “평범한 졸업식은 가라”
강원예고는 원거리 학생 및 학부모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졸업식을 오후에 진행한다. 학부모와 졸업생의 좌석을 같이 배치한 점도 색다르다. 예고 특성을 십분 발휘해 음악과 재학생들이 오케스트라 연주를, 무용과 재학생들이 한국무용과 현대무용을 공연한다. 졸업식장 주변 잔디밭에서는 미술과 졸업생들의 작품 전시회가 진행된다.
5명이 졸업하는 소규모 학교인 화천 오음초등학교는 재학생과 졸업생, 교사가 졸업 축하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재학생들의 축하 연주, 졸업생 성장 과정을 담은 동영상 상영, 부모에게 감사의 꽃다발과 편지 전달 등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춘천 봉의여중은 졸업생들이 자신의 모습을 담은 자화상과 ‘진로·희망 노트’를 전시한다. 또 댄스 및 밴드 동아리 공연, 지역 사회 인사들의 축하 메시지 영상, 졸업생 환송 퍼레이드 등이 준비돼 있다.
강릉 포남초등학교는 재학생들이 선배들을 위해 축하공연을, 졸업생들이 자축 공연을 펼친다. 졸업식 시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외부 시상을 폐지하고 담임 명의의 시상식을 졸업식 전날 교실에서 학급별로 갖는다. 또 미리 제작한 졸업생들의 졸업 소감 동영상을 상영하고 가요 ‘이젠 안녕’으로 졸업식 노래를 대신한다.
김명숙 포남초교 교사는 “지난해부터 졸업식을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학부모나 학생들의 반응이 모두 좋았다”며 “외부 시상을 폐지하고 담임이 모든 졸업생에게 상을 줌으로써 졸업생 모두가 주인공으로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4개교 졸업생 없고 8개교는 ‘나 홀로 졸업식’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강릉 문성고가 5일 졸업식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25일까지 졸업식이 이어진다. 도교육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교육공동체 모두가 참여하는 건전한 졸업식 만들기를 권장하는 한편 모범 졸업식 사례를 일선 학교에 소개했다. 이와 함께 밀가루 뿌리기, 교복 찢기 등 일부 학생의 일탈적인 졸업식 뒤풀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 단속할 방침이다.
박을균 강원도교육청 학교혁신과장은 “졸업식은 더 넓은 세상과 소통하는 새로운 출발이자 지역의 축제”라며 “앞으로 교육 공동체 모두가 참여해 졸업식의 진정한 의미를 새기는 축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